트럼프 2.0, 파워맨 47인

딸의 시아버지, 아들의 전 동거인, 트럼프 소유 골프클럽 2관왕 챔피언, 미국프로농구(NBA) 휴스턴 로케츠 구단주, 투자은행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기 집권 후 임명한 주요국 특임대사의 이색 이력이다. 외교 업무 경험이 없고 외교와는 동떨어진 이력을 자랑하지만, 이들은 상원 인준 청문회 표결을 거쳐 주재국에 부임했다.
2024년 대선에서 트럼프 후보에게 거액을 후원한 일명 ‘메가 도너(Mega Donor)’들도 특명전권대사 명단에 다수 이름을 올렸다. G7 국가 중에서 미국을 제외한 G6(캐나다·프랑스·독일·이탈리아·일본·영국)의 절반인 3명의 대사가 수십억원대 정치후원금을 낸 초고액 기부자다.
아칸소주의 투자은행가 워런 스티븐스는 주영국 대사에 임명됐는데, 그가 이번에 트럼프와 공화당에 기부한 금액은 466만4200달러(약 68억7000만원)에 달한다. 특임공관장 가운데 최고액이며, 전체 후원자 중에서도 24위로 상당히 높다(전체 1위는 일론 머스크의 2억7700만 달러).
이방카 트럼프의 남편 제러드 쿠슈너의 아버지인 찰스 쿠슈너 주프랑스 대사는 트럼프 후보와 공화당에 총 202만1300달러(약 29억7800만원)를 기부했다.
휴스턴 로케츠 구단주이자 뉴욕과 워싱턴의 유명 레스토랑을 여럿 운영하는 틸먼 펄티타 이탈리아 대사는 정치후원금 115만6022달러(약 17억원)를 트럼프와 공화당에 냈다.

야권과 시민단체에서 매관매직 비판이 나올 정도로, 크고 작은 나라 대사직에 고액 기부자들이 포진해 있다.
하지만 특명전권대사 직책이 애초에 백악관 의중과 정책 과제를 잘 헤아려, 미국 대표로서 상대국과 본국을 매끄럽게 연결하는 역할이 중요하다는 점에서 ‘대통령 친구’를 임명하는 게 무리가 아니라는 주장도 있다.
미국 대통령이 임명할 수 있는 대사직은 총 195석(국제기구 대표 포함)이다. 정권이 출범한 지 1년이 되어가지만, 아직도 80여 석이 공석이다. 한국을 비롯해 호주·브라질·독일·인도네시아 등은 후보자도 지명하지 않은 상태다.
가장 먼저, 빠르게 채워진 대사직은 트럼프 인척과 고액 기부자, 정치적 동지에게 돌아갔다. 트럼프는 사돈인 쿠슈너를 프랑스 대사에, 큰며느리가 될 뻔했던 킴벌리 길포일을 그리스 대사에 지명했다.
이들은 상원 인준 표결에서 공화당 표만 전부(51표) 얻어 가까스로 임명됐다. 외교 경력 부족만이 문제가 아니었다. 원수가 된 가족에게 복수하기 위해 매춘부를 매수해 함정 영상을 찍고, 부하 직원에게 성범죄를 저질러 59억원을 배상한 적이 있는 등 상상을 뛰어넘는 부적절한 행동을 한 전력이 있다.

탈세 유죄→사돈이 사면→프랑스 대사 찰스 쿠슈너
1954년생인 쿠슈너는 올해 70세다. 유대인 부모는 홀로코스트 생존자였다. 고향 폴란드(지금은 벨라루스)에서 1949년 미국으로 이주해 뉴저지주에 정착했다. 아버지는 건설 노동자로 시작해 부동산 투자로 성공했다.
트럼프가(家)처럼 쿠슈너가(家)도 부동산 개발이 가업이다. 찰스 쿠슈너는 평범한 학생이었다. 학부는 뉴욕대(NYU)를 나왔고, 1979년 호프스트라대 로스쿨을 졸업했다. NYU에서 경영학석사(MBA)도 했다.
아버지가 소유한 뉴저지주 아파트 4000채 관리를 도우면서 부동산업에 발을 들였다. 아버지와 함께 동업 형식으로 1985년 부동산 투자 및 개발회사 쿠슈너컴퍼니를 창업했다. 창업 9개월 만에 아버지가 심장마비로 사망하면서 찰스가 사업을 단독으로 경영하게 됐다. 세 살 위 형과 여자 형제 두 명에게 지분을 나눠줬다.
창업 20년 차가 된 2005년 이 회사는 아파트 2만5000채와 연면적 수백만 평의 상업·산업용 건물을 소유하고 주택 건설업과 상호금융기업을 보유한 종합그룹으로 성장했다. 뉴저지주에서 가장 성공한 기업 중 한 곳으로 꼽혔다.
하지만 쿠슈너의 저돌적인 경영 스타일은 교도소 담장 위를 걷는 듯 위태로웠다. 2005년 쿠슈너는 불법 선거자금 기부, 탈세, 증인 조작 등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당시 그의 범죄 수법은 뉴저지주에 충격을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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