띵동 소리에
누구세요 하니
택배기사 벌써 없고
잘 익은 햇살 한 상자 배달되었다
보낸 이 가을
[우수상 수상소감] 에릭 호퍼가 겪은 ‘행복의 순간’ 체험
일주일 넘게 감기몸살을 앓다가 약의 힘을 빌려 기운을 좀 차린 날 오후였습니다. 읽다가 접어놓았던 『에릭 호퍼 자서전』을 펼쳤습니다. 모든 것으로부터 자유로워지고자 했던 떠돌이 노동자의 하루하루가 철학이 되는 과정에 이끌리는 동안, 겨울 햇볕은 어느새 거실의 가장자리로 물러나 있었습니다. 휴대폰이 울리기에 통화 버튼을 눌렀습니다. 낯선 목소리가 들려준 “대구신문”이라는 단어가 물고기처럼 팔딱 제 가슴 속으로 뛰어들어 왔습니다. 디카시 <선물>이 우수상으로 선정되었다는 소식이었습니다. 에릭 호퍼에게서 읽었던 ‘행복의 순간’과 ‘감사’를 구체적으로 체험한 찰나였습니다. 디카시를 처음 만났을 때도 그랬습니다. 주변에서 늘 보아왔던 것들이 새롭게 가슴을 뛰게 했습니다. 지금도 디카시와 함께 하는 순간순간이 매직입니다. 이러한 디카시의 세계를 알려주신 김종회 교수님과 최광임 교수님께 먼저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변함없는 지지와 사랑으로 응원을 아끼지 않는 가족과 기쁨의 새해 선물을 나누겠습니다. 신춘디카시의 장을 열어주신 대구신문 그리고 부족한 시를 어여삐 여겨주신 심사위원 선생님들께 감사의 큰절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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