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득한 것 같지만
불과 몇 걸음
아흔둘과 두 살의 거리
[우수상 수상소감] 앞선 작가들의 발자국 따라가겠다
디카시를 배우고 쓰면서 어떤 대상에 오래 머무는 습관이 생겼다. 그냥 지나친 것도 문득 되돌아 가 다시 보면 새로운 의미로 다가왔다. 디카시에 관심을 갖고부터 보이는 장면들에 의미부여가 되었고 생각의 태도도 전과는 사뭇 달라진 것을 느낀다. 사진을 찍고 5행 미만의 글을 쓰는 일이 일상의 즐거움으로 다가왔다. 그러나 글이 짧다고 해서 결코 쉽게 써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깨닫게 되었고 많은 시간 쓰고 고치는 과정을 더해야 했다.
디카시를 쓰면서 깨닫게 된 건 사진을 찍는 순간의 감각을 휴대전화기에 바로 메모하는 습관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때의 느낌이 가장 사진과 시에서 신선한 생명력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선정되었다는 연락을 받고 창밖의 눈 쌓인 풍경을 바라본다. 누군가 지나간 발자국이 선명한 눈길이다. 저 발자국을 따라가고 싶다. 먼저 디카시의 길을 걸어갔을 작가들의 작품으로부터 영향을 받아 사진을 찍고 글을 써온 매 순간들이 눈길을 가는 것처럼 설렜다.
아름다운 발자국을 남기게 해주신 대구신문과 심사위원분들께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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