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돈나 이 악문 전설의 깽판쇼…MTV 혁명 44년, 죽음 택했다

2025-10-21

미디어 프런티어: K를 넘어서

※노트북LM AI로 생성한 팟캐스트입니다

MTV의 모회사 파라마운트 글로벌이 올해 말 순수 음악 채널 운영을 영국을 필두로 영구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오는 12월 31일부로 중단되는 채널은 MTV뮤직과 MTV 80s, MTV 90s, MTV라이브 등으로, 미국을 제외한 전 세계에서 영구 중단된다. MTV가 1981년 혁명의 포문을 연 지 44년 만이다.

당시 MTV가 던진 충격은 가히 ‘문화혁명’이라 할 만했다. 44년 만의 영구 중단은 디지털 시대의 도래에 따른 일종의 ‘자연사’로 기록될 것이지만, MTV를 기억하는 이들에겐 ‘안락사’에 가깝다. 정체성을 잃고 연명하기보다 존엄한 죽음을 택했다는 의미에서다. 음악이 사라진 이름뿐인 채널로 남기보다는 가장 빛나던 시절의 자신을 기억하는 이들이 있을 때 장렬히 퇴장하는 길을 택한 것이다.

케이블 시대의 심장을 쏘아올린 혁명

1981년 8월 1일 0시1분. 아폴로 11호의 발사 카운트다운 영상이 끝나고 한 우주인이 깃발을 꽂는다. 그 위로 생경한 로고가 아로새겨진다. “MTV: Music Television.”

그리고 마침내 흘러나온 첫 곡, 버글스(The Buggles)의 ‘비디오 킬드 더 라디오 스타(Video Killed the Radio Star)’. ‘비디오가 라디오 스타를 죽였다’는 의미의 이 곡은 단순한 개국 축포가 아니었다. 낡은 시대를 향한 명백한 반란이자 선전포고였다. 라디오의 종언과 비디오 시대의 개막을 알리는 장엄한 예언이었다.

이 역사적인 영상에 참여한 이들 중에는 훗날 영화음악의 거장이 되는 한스 짐머가 신시사이저 연주자로 이름을 올렸다는 사실만으로도 이 순간의 비범함을 짐작할 수 있다. 영화 ‘인터스텔라’와 ‘듄’ ‘인셉션’의 음악으로 스크린을 압도했던 그가 대중과 조우한 첫 무대 중 하나가 바로 MTV의 시작이었던 것이다.

물론 그때도 음악은 앨범과 콘서트의 형태로 존재했다. 하지만 대중이 신곡을 발견하고 소비하는 가장 지배적인 매체는 단연 라디오였다. DJ의 목소리와 청취자의 상상력에 온전히 의존하던 세상이었다.

당시 20대의 나이로 이미 라디오 업계의 스타 프로그래머였던 로버트 피트먼(Robert W. Pittman)은 라디오의 힘과 한계를 꿰뚫어 보고 있었다. 그는 퀸(Queen)의 ‘보헤미안 랩소디(Bohemian Rhapsody)’ 같은 곡들이 영상 클립의 힘으로 판매량이 급증하는 현상을 목격하며 확신을 갖기 시작한다. TV를 보며 자란 세대, 즉 ‘TV 키드’는 음악을 듣는 것만으로는 만족할 수 없다는 것을 말이다. 그들에게 음악은 ‘보는 경험’이어야만 했다.

그는 음반사들이 홍보용으로 간헐적으로 만들던 ‘프로모션 클립’에 숨겨진 폭발적인 잠재력을 간파했고, 이를 24시간 송출하는 전문 채널이라는, 당시로서는 허무맹랑한 사업 모델을 구상했다.

모든 새로운 것이 그러했듯, 처음엔 모두가 비웃었다. 음반사들은 “누가 TV로 하루 종일 음악만 보겠는가”라며 영상 제공을 거부했고, 개국 초기에는 영상이 너무 부족해 같은 비디오를 수차례 반복해서 틀어야 했다. 하지만 MTV는 포기하지 않았다. 믹 재거, 데이비드 보위 같은 당대 최고의 록스타들을 카메라 앞에 세워 외치게 했다.

이 구호는 단순한 광고를 넘어 시대의 요구를 만들어낸 하나의 사회 현상이 됐다.

자녀들의 성화에 못 이긴 부모들이 케이블 회사에 전화를 걸어 “대체 MTV가 무엇이냐”고 묻기 시작했다. MTV는 그렇게 스스로 수요를 창출했다. 지상파 채널 몇 개가 전부였던 시절, 특정 주제 하나만으로 24시간을 채우는 이 채널은 케이블 TV 시대의 무한한 가능성을 증명한 ‘킬러 콘텐트’이자 케이블 TV 가입을 위한 가장 강력한 유인이었다.

‘음악’ 그 자체가 된 MTV

걸어온 한 걸음 한 걸음이 파장을 일으켰고 시대를 규정했다. 마이클 잭슨의 ‘스릴러(Thriller)’ 뮤직비디오는 13분에 달하는 단편영화였다. 뮤직비디오의 격을 예술의 반열에 올려놓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영상이 MTV에 나오기까지는 거대한 전쟁이 있었다.

초창기 MTV는 백인 중심의 록 채널을 표방하며 ‘빌리 진(Billie Jean)’ 같은 흑인 아티스트의 영상 편성을 거부했다. 이에 격분한 마이클 잭슨의 소속사 CBS 레코드 회장은 MTV에 최후통첩을 날렸다. “당장 ‘빌리 진’을 틀지 않으면 우리 소속의 모든 백인 록스타 영상을 빼겠다!”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