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떨어져야 애틋한 사람들
산드라 콘라트 지음
이지혜 옮김
타래
긴 추석 연휴가 끝났다. 오랜만에 만난 가족들 모두 행복했을까. 혹 답답하고 불편했다면, 그래서 지금껏 명절증후군에 시달리고 있다면, 진지하게 읽어볼 만한 책이다.
저자는 독일의 심리치료사다. 20년 넘는 상담·치료 경험을 바탕으로, 인류의 난제(?)인 부모·자식 간의 애증 관계를 분석하고 해법을 조언한다. 결론만 말하자면 “부모와 자녀 사이에 연결된 정서적 탯줄”을 끊으라는 것. 자식이 진짜 어른이 되기 위해선 “건전한 분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자식은 부모에게 뭔가 빚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착한 아들·딸 콤플렉스’에서 벗어나야 한다. 동시에 자신도 현실과 동떨어진 ‘이상적인 부모’에 대한 갈망을 버려야 한다. 부모는 자식이 성장하면 기꺼이 놓아 보내줘야 한다. 자신의 결핍을 자식에게 채우려 들거나, 사랑과 관심을 앞세워 다 큰 자식의 일상에 계속 개입해선 안 된다.
오해는 말자. 연을 끊으라는 게 아니라 선을 지키자는 거다. 그럴 때 “우리는 무언가 잃는 것이 아니라 원하는 대로 삶을 가꾸어 나아갈 기회를 얻게 된다”는 게 저자 얘기다. 원제 Nicht ohne meine Eltern(부모님 없이는 안 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