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용 탄소 배출, 해수면 상승 최대 37% 기여

2025-04-12

[이미디어= 황원희 기자] 산업용 탄소 생산업체들이 전 세계 해수면 상승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세계 최대의 화석 연료 및 시멘트 생산 기업 122곳의 배출이 지난 수세기 동안의 해수면 상승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는 분석이다.

‘우려하는 과학자 연합(Union of Concerned Scientists)’이 주도한 이번 연구는 학술지 환경리서치레터(Environmental Research Letters)에 게재됐다. 연구진은 기후 귀속 모델링을 통해 산업용 탄소 배출이 해수면 상승에 어떻게 기여했는지 구체적으로 분석했다.

연구에 따르면, 해당 122개 기업이 생산한 석유, 가스, 석탄, 시멘트로 인해 배출된 온실가스는 2022년까지 관측된 전 세계 해수면 상승의 최대 37%를 차지했다. 더불어 이들 기업의 배출은 2300년까지 0.26~0.55미터의 해수면 추가 상승을 유발할 수 있는 것으로 예측됐다.

기후 변화는 주로 이산화탄소(CO₂)와 메탄(CH₄) 농도의 증가로 인해 지구 에너지 불균형을 초래하며, 해수면 상승은 해안 침식, 홍수, 담수 자원 감소 등 다양한 문제를 유발한다. 특히 이러한 영향은 해안 및 섬 지역 사회와 생태계에 불균형적으로 작용한다.

연구진은 1854년부터 2022년까지의 화석 연료 및 시멘트 생산 기업의 연간 온실가스 배출 데이터를 수집했다. 이를 바탕으로 지구 기온 상승과 해수면 상승이 이들 배출과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다양한 시나리오를 통해 시뮬레이션했다.

분석 결과, 1990년부터 2020년까지 전 세계 평균 기온은 산업화 이전 대비 약 1.00°C 상승했으며, 만약 1854년 또는 1950년부터 해당 기업들의 배출이 없었다면 기온 상승은 각각 0.54°C, 0.56°C로 낮아졌을 것으로 나타났다. 1990년 이후의 배출만 제거했을 경우에도 온도 상승은 0.78°C로 감소했을 것으로 추정됐다.

해수면 상승에 미친 영향도 두드러졌다. 1900년부터 2022년까지 해수면은 약 0.20미터 상승했으나, 이들 기업의 배출이 없었다면 상승 폭은 약 0.14미터에 그쳤을 가능성이 크다. 1990년 이후 배출만 제거하더라도 약 0.17미터로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돼, 최근 수십 년간의 배출이 특히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장기적인 결과를 살펴보면, 낙관적인 감축 시나리오와 고배출 시나리오 사이의 해수면 상승 예측 차이는 거의 없었다”며, “이는 과거 배출의 장기적 영향이 이미 시스템에 고정돼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산업별로 해수면 상승 책임을 과학적으로 귀속시킨 첫 사례 중 하나로, 향후 기업 책임을 묻는 정책이나 법적 논의에 중요한 근거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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