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매운 치킨도 있고, 양옆이 바다…에버튼 홈구장 인기 예고

2025-02-18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에버턴이 새롭게 둥지를 틀 브램리 무어 독(Bramley-Moore Dock) 스타디움이 팬들에게 첫선을 보였다.

지난 17일 저녁, 영국 리버풀 머지강변에서 매서운 겨울바람을 뚫고 모인 1만여 명의 팬들이 모였다. 그들은 에버턴 새 홈구장 개장 기념 유소년 평가전을 관전하며 경기장을 먼저 직접 체험하는 기회를 가졌다.

가장 먼저 압도적인 규모가 눈길을 끈다. 리버풀 도크로드를 따라 걷다 보면 거대한 철골 구조물과 붉은 벽돌이 어우러진 미래적 외관이 단숨에 시선을 빼앗는다. BBC는 “전통과 현대가 절묘하게 결합된 디자인”이라고 해석했다. 에버턴 시즌권자인 앤디(45)는 “정말 다른 세상에 온 것 같다”며 “다음 시즌부터 브램리 무어 독 경기장에서 경기를 관람하는 순간이 기다려진다”고 말했다.

지난 4년간 7억5000만 파운드(약 1조 3631억원)가 투입된 브램리 무어 독 스타디움은 5만2888명을 수용할 수 있다. 2025-2026시즌부터 에버턴의 새 홈구장으로 사용되며, 유로 2028 대회 경기장으로도 선정됐다. 구단 측은 경기장 건설이 지역 경제에 약 13억 파운드(약 2조 3626억원) 파급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곳곳에서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흔적이 눈에 띈다. 빅토리아 시대 유산인 등급 II 지정 유압 타워와 철도 선로가 원형 그대로 보존됐다. 구단의 영광이 깃든 구디슨 파크의 상징인 아치볼드 리치(Archibald Leitch)식 격자 무늬 디자인도 벽돌 장식에 녹아 있다.

남쪽 스탠드는 가파른 경사로 설계돼 경기장을 보다 가까이 느낄 수 있다. 좌석을 따라 다양한 먹거리 매대가 늘어서 있다. 전통적인 축구장 메뉴인 파이는 물론, 한국식 매운 치킨과 소금·후추 치킨 샌드위치 같은 이색적인 메뉴도 눈길을 끌었다. 에버턴 상징색인 파란색 아이싱을 입힌 ’토피 도넛‘은 특히 인기였다. 남쪽 스탠드 뒤편에는 거대한 유리창이 길게 설치돼 리버풀 도심의 일몰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한 경기장 관리요원은 “안필드(리버풀 홈구장)에선 이런 뷰 못 본다”며 웃었다.

한편, 경기장 인근 샌드힐스(Sandhills) 기차역에서는 혼잡 문제가 불거졌다. 리버풀 시의회 리처드 클라인 의원은 안전 우려를 제기했다. 당국은 “이번 개장 시범경기를 통해 문제점을 파악해 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주차 문제도 논란이다. 경기장 반경 30분 거리 내 상업 차량에 연간 50파운드(약 9만원)의 주차 허가제를 도입하겠다는 계획이 발표되자, 지역 상인들이 ’생존권 위협‘을 주장하며 반발하고 있다. 시의회는 “최대 18개월간 실효성을 검토한 뒤 최종 결정을 내릴 것”이라며 한발 물러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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