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상륙작전 당시 수류탄을 끌어안으며 전우들을 구한 발도메로 로페즈(사진) 미국 해병 중위가 이달의 6·25 전쟁영웅으로 선정됐다.
국가보훈부는 1950년 9월 15일 인천상륙작전에서 살신성인의 자세로 전우들을 구한 로페즈 중위를 ‘11월의 6·25 전쟁영웅’으로 선정했다고 31일 밝혔다. 1925년 미국 플로리다주 탬파에서 태어난 로페즈는 1947년 6월 해군사관학교를 졸업한 뒤 해병대 소위로 임관했다. 1950년 6월 중위로 진급한 그는 6·25전쟁이 발발하자 자유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파병에 지원했다.
한국에 도착한 로페즈는 미 제1해병사단 5해병연대 1대대 A중대 소대장으로 복무했으며 1950년 9월 15일 인천상륙작전에 투입됐다. 소대원들과 함께 해안에 상륙한 로페즈 중위는 선두에서 사다리에 올라 해안 방벽을 넘은 후, 전방의 북한군 벙커를 향해 수류탄을 던지던 중 적의 기관총 사격으로 우측 어깨와 가슴에 총탄을 맞고 쓰러지면서 수류탄을 떨어뜨렸다.
바닥을 기어 수류탄을 다시 집어 던지려 했지만, 부상으로 멀리 던질 수가 없었던 로페즈 중위는 부하들 생명을 위험에 빠뜨리는 것 대신 자신을 희생하기로 선택했고, 결국 수류탄을 끌어안으며 장렬하게 전사했다. 미국 정부는 1951년 8월 30일 미합중국 명예훈장을, 정부는 2023년 4월 25일 대한민국 최고 무공훈장인 태극무공훈장을 추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