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고려인마을 그림이야기, 문 빅토르 작 ‘ 마술사’

2025-02-24

[전남인터넷신문]광주 고려인마을에 정착한 세계적인 고려인 미술 거장 문빅토르 화백(문빅토르미술관 관장)이 국내 귀환 후 고려인의 아픔과 고통을 주제로 이어온 작업을 확장해 동포들의 마음에 희망을 전하는 새로운 작품 ‘마술사’를 선보였다.24일 고려인마을에 따르면, 이번 작품 역시 그만의 독특한 화법인 빗살무늬 점묘법을 활용한 수채화 위에 아크릴을 부분적으로 덧입히는 색감 표현으로 그림 ‘마술사’를 완성했다.

작품 ‘마술사’ 또한 그가 늘 유랑민 고려인을 표현할 때 즐겨 사용해 온 새의 이미지를 중심 모티프로 삼아, 예술적 서사를 확장시켰다.

작품의 중앙에는 음과 양의 조화를 상징하는 마술사가 자리 잡고 있다. 양 옆으로 배치된 새들은 서로 다른 시기를 상징한다. 오른쪽에 위치한 새들은 방금 도착해 삶의 무게로 속이 텅 빈 모습을 보이는 반면, 왼쪽의 새들은 마술사의 영향 아래 서서히 회복되며 속이 채워지는 모습을 담아 치유 과정을 암시했다.

마술사의 얼굴 또한 양면적인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왼쪽 얼굴에서는 따뜻하고 향기로운 꽃과 힘차게 태동하는 알이 그려져 양의 기운을 상징하는 반면, 오른쪽 얼굴에는 미래의 희망을 암시하는 부화 대기 중인 알이 묘사되어 음의 기운을 나타낸다.

더불어, 작품 전반에 흐르는 유려한 생명의 물은 고통 속에 낯선 조상의 땅을 살아가는 동포들을 넓은 품으로 감싸주려는 치유의 메시지도 담았다.

하지만 이러한 따뜻한 이미지와 상반되게, 마술사의 손에는 쇠사슬과 창백한 결정체가 들려 있다. 이는 유랑민의 피어린 삶 가운데 어떻게 고통과 억압을 극복하고 미래로 나아가야할지를 묻는 문 화백의 마음을 상징적으로 드러냈다.

따라서 이번 작품 ‘마술사’ 는 문 화백이 오랜 기간 중앙아시아 현지에서 살며 몸과 마음으로 격은 고난의 역사와 고통, 그리고 그 속에서 피어나는 희망의 메시지를 예술로 승화시킨 작품으로 디아스포라 고려인 동포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문 화백은 “작품 제작 과정을 설명하며 고려인의 삶에 희망을 심어줄 ‘마술사’와 같은 인물이 나타나 국내 귀환 동포들이 한민족의 후손으로서 긍지를 회복하고 자랑스런 대한민국 국민으로 살아갈 그 날이 속이 오길 꿈꾸어 본다” 고 전했다.

고려방송: 양나탈리아 (고려인마을) 기자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