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정적’ 수난…마크 밀리 초상화 수거되고 볼턴은 경호 중단

2025-01-22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워싱턴DC의 워싱턴국립대성당에서 열린 국가기도회에 참석하는 것으로 나흘간의 공식 취임행사를 마무리했다.

트럼프는 맨 앞줄에 부인 멜라니아 여사, JD 밴스 부통령 부부와 함께 자리했다. 뒷줄엔 장남 트럼프 주니어와 차남 에릭ㆍ장녀 이방카 부부 등 트럼프 가족들의 모습도 보였다. 대통령 취임행사를 기도회로 끝내는 것은 1933년 프랭클린 루즈벨트 대통령 재임 때부터 이어져 온 전통이다.

전날 공화당의 빨간색과 민주당의 파란색이 섞인 자주색 넥타이를 매고 취임식에 참석했던 트럼프는 이날 다시 강렬한 빨간색 넥타이 차림으로 등장했다. 멜라니아 여사는 전날 챙이 넓은 모자를 쓰고 세인트존스 성공회 교회 예배에 참석했던 모습과는 달리 단정한 검은색 원피스와 코트 차림이었다.

트럼프 부부에 대해 ‘데일리 익스프레스’ 미국판은 이날 “두 사람은 예배에 참석하면서 거의 말을 하지 않았다”며 “트럼프가 대화를 시도하려고 했지만 멜라니아가 매우 무관심한 표정을 지었다”고 전했다. 전날 취임 축하 무도회에서 다정한 춤을 선보였던 두 사람이다. 매체는 또 한 시청자가 X(엑스ㆍ옛 트위터)에 트럼프가 졸린 듯한 표정을 짓는 영상과 함께 “트럼프가 기도회에서 잠들지 않으려고 스스로 싸우고 있다”는 글을 올렸다고 전했다.

이날 국가기도회는 유대교, 이슬람교, 힌두교 등 12개 다른 종교 지도자들이 참석한 종교 초월행사로 진행됐다. 기도회가 열린 워싱턴국립대성당은 지난 9일 트럼프 대통령도 참석해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의 장례식이 치러진 곳이다.

트럼프는 이날 오후엔 백악관에서 공화당 지도부와 회동하며 취임 이틀째 일정을 이어갔다. 트럼프는 먼저 마이크 존슨(공화·루이지애나) 하원의장과 존 튠(사우스다코타)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를 따로 만난 뒤 공화당 전체 지도부를 만났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트럼프가 두 사람에게 공화당이 하나의 정당으로서 단결할 필요성을 강조했다고 보도했다. 또한 이 자리에서 트럼프가 의회가 휴회했을 때 각료를 임명하는 ‘휴회 임명(recess appointment)’ 카드를 다시금 옵션으로 제기했다고 보도했다. 튠 원내대표는 기자들에게 휴회 임명 추진을 받아들이지 않았지만 트럼프가 이 아이디어에 관심을 가져왔다는 점은 인정했다.

폴리티코는 이밖에 트럼프의 주요 공약인 세금 감면과 불법 입국차단 등을 현실화할 입법 전략과 관련해 “하나의 큰 단일 법안으로 묶을 것인지 아니면 두 개로 나눌 것인지 등에 대해서도 논의했다”고 전했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의 1ㆍ6 의사당 폭동 가담자 사면은 회동에서 언급되지 않았다. 이날 악시오스 보도에 따르면 공화당 내 대표적 반(反) 트럼프 인사로 꼽히는 미치 매코널(켄터키) 상원의원은 “누구도 폭력을 용서할 수 없다. 특히 경찰에 대한 폭력은 더 용서가 안 된다”며 대규모 사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제기했다.

한편 미 국방부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비판적이었던 마크 밀리 전 합참의장의 초상화를 청사 내 복도에서 떼낸 것으로 확인됐다. 군사전문매체 밀리터리닷컴은 이날 “트럼프 취임식 당일인 월요일(20일) 오후 2시에 국방부 내부 기자들이 초상화가 벽에서 제거된 것을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민주당 팀 케인(버지니아) 상원의원은 전날 국방부 기자들에게 “트럼프가 그림을 떼어내라고 명령했다”고 주장했다. 미 국방부는 명확한 이유를 설명하지 않고 있다. 밀리 합참의장은 트럼프 1기때 임명됐으나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트럼프는 뼛속까지 파시스트”라고 비판했다.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은 밀리 전 의장 등 ‘트럼프 정적’들을 퇴임 직전 사면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갈등을 빚어온 존 볼턴 전 국가안보보좌관에 대한 비밀경호국(SS)의 경호 역시 트럼프 취임 후 중단됐다고 CNN이 이날 보도했다. 트럼프는 1기 외교안보 참모였던 볼턴 전 보좌관을 2019년 11월 해임하고 백악관을 떠나자마자 경호를 없앴으나, 바이든 전 대통령이 이란의 암살 위협을 이유로 경호를 다시 제공했다. 볼턴은 CNN에 “트럼프 대통령이 이런 결정을 했다는 게 실망스럽지만 놀랍지는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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