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 낳다가 사망?…‘별들에게 물어봐’ 500억 말아먹은 ‘폭망 엔딩’

2025-02-24

SF 로코물을 표방하는데 포장지 안 내용물은 구식 그 자체다. 쿨한 척 ‘섹스’ ‘임신’ ‘자궁’ 등을 언급하지만, 원치 않는 자의 입으로 듣는 것처럼 어색하고 불편하다. 케이블채널 tvN 주말극 ‘별들에게 물어봐’(극본 서숙향, 감독 박신우)가 방송 내내 시청자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더니, 마지막까지 완벽하게 실망시켰다. 제작비 500억원을 말아먹은 ‘폭망 엔딩’이다.

23일 방송된 ‘별들에게 물어봐’ 마지막회에서는 이브 킴(공효진)이 공룡(이민호)의 아이를 인류 최초로 우주정거장에서 출산하는 이야기가 그려졌다.

이브 킴의 임신 사실을 알게 된 공룡은 지상관제센터에 간절히 요청해 우주정거장으로 올라갔고, 그 안에서 이브 킴의 출산을 도왔다. 그 노력에 힘입어 이브 킴은 건강한 딸을 낳았지만, 정작 자신은 골반뼈가 부러져 출산 이틀 만에 죽음을 맞이했다.

딸 별이와 남겨진 공룡도 온전치 못했다. 별이는 돌이 지나도록 지구로 내려오지 못했고, 공룡은 “장기 손상, 근손상, 안구 손실 치명적이다”라는 경고에도 딸과 함께 지구로 내려가겠다며 한사코 거절했다. 이어 드라마 마지막 부분에선 공룡으로 추정되는 남자가 휠체어를 타고 등장해, 그가 결국 장애를 입었다는 걸 암시했다. 또한 “별이가 이곳에서 태어나고 이브는 하루를 더 살고 갔다. 하룻동안 별이의 발바닥에 백 번은 키스해줬다. 그 하루는 참 길었다. 많은 것을 하고 갔다, 이브는. 우주는 무덤이자 자궁이 되어주었다”고 공룡의 대사가 덧대어지기도.

생명을 위해 우주에서 희생도 두려워하지 않는 이브 킴과 책임을 다하는 공룡의 로맨스를 그리는 의도야 알겠지만, 그동안 이야기 전개가 급발진 했던 전력이 있었던 탓에 시청자들은 ‘갑분싸 새드엔딩’이라며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특히 드라마 안에 숨기려다 들켜버린 구시대적인 사고관을 지적하는 이들도 많았다. “우주에서 애낳다 죽은 여주 화장해서 뼛가루 우주에 뿌리면서 또 자궁타령하면서 끝남” “500억 다 어디로 감?” “그렇게 모든 생명이 소중한데 여주는 왜 죽여? 애 낳았으니 이제 쓸모 다 했다는건가” “진짜 쉰내 미쳤다” “마지막화를 본 내가 너무 불쌍해. 왜 봤지?” 등의 쓴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시청자들의 불만은 시청률 추이로도 강력하게 반영됐다. ‘파스타’ 서숙향 작가의 신작, 공효진 이민호의 만남, SF 로코물, 제작비 500억 투입이라는 놀라운 세팅값으로 제작 전부터 큰 기대를 받은 작품이지만, 첫 회 시청률은 3.3%(닐슨코리아 집계)에 그쳤다. 이후 승승장구할 거로 기대했지만 이해할 수 없는 캐릭터들의 선택, 러브라인, 공감할 수 없는 대사 등에 최고시청률 3.9%(2회)를 찍고 고속하강했다. 최저시청률 1.8%까지 찍은 ‘별들에게 물어봐’는 끝까지 반등하지 못하고 최종회 2.6%를 기록하며 불명예 퇴진을 하게 됐다. 제작비 500억 투입 사전제작물이라는 사실이 무색할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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