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 전쟁터'에 다시 선 메모리 3강...타이페이에 집결

2025-08-01

'세미콘 타이완'서 삼성·SK·마이크론 핵심 임원 모여

차세대 HBM4 기술 경쟁 본격화…주도권 쟁탈전

삼성전자, HBM4 본격화하며 지각변동 예고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고대역폭 메모리(HBM) 경쟁이 본격화된 가운데 세계 메모리 반도체 '3강'이 한 무대에 오른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은 다음 달 9일 세계 최대 반도체산업 전시회인 '세미콘 타이완 2025'에서 메모리 개발 전략을 공개한다. 치열한 시장 경쟁 속에서 세 회사 핵심 임원들이 동시에 한 자리에 서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HBM4 앞세운 메모리 3강, 한 무대서 기술 비전 제시

1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내달 9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리는 '세미콘 타이완 2025(SEMICON Taiwan 2025)'에 메모리 개발 임원들을 한 자리에 초청한 포럼(Memory Executive Summit)이 마련됐다. 이 포럼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의 메모리 핵심 임원들이 참석한다.

지난해 행사에서 이정배 전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장 사장과 김주선 SK하이닉스 AI인프라 담당 사장이 'CEO 서밋'에서 나란히 서기도 했으나 3사 핵심 개발진들이 한 무대에 서는 것은 이례적이다. 세 회사 모두 D램과 낸드 시장에서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어 전략과 기술을 공유하는 자리에 나서는 데 신중한 편이다.

SK하이닉스에서는 HBM사업기획을 맡고 있는 최준용 부사장이 연사로 나선다. 그는 40대 초반의 젊은 리더로, HBM 사업기획 그룹을 이끌며 차세대 HBM 제품의 포트폴리오 전략과 글로벌 고객사와의 사업 협력을 총괄하고 있다.

최 부사장은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기전자공학 석사와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 슬론경영대학원 MBA를 취득한 인재로, 고성능 메모리 시장에서 SK하이닉스의 입지를 다져왔다. 최 부사장은 '전력 효율성과 성능 측면에서 본 HBM의 미래'를 주제로 연단에 선다.

삼성전자는 최장석 상무가 발표자로 참여한다. 삼성에서 24년간 근무한 최 상무는 메모리 상품기획팀을 이끌며 D램, 낸드,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 등 다양한 제품군의 기획과 생태계 구축을 총괄하고 있다.

국제반도체표준협의기구(JEDEC) D램 위원회 의장을 맡아 다양한 메모리 표준 개발을 주도해 왔다. 최 상무는 'AI의 잠재력을 여는 열쇠, 메모리 기반 혁신 아키텍처'를 주제 발표한다.

마이크론에서는 니르말 라무스와미 부사장이 무대에 선다. 마이크론의 D램 기술 그룹 부사장으로, D램·낸드·신규 메모리 공정 개발 분야에서 300건이 넘는 특허를 보유한 전문가다. 'AI 혁명을 이끄는 메모리 혁신'을 주제로 발표에 나선다.

◆'루빈' 향한 HBM4 경쟁 본격화, 승자 가른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HBM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요동치고 있다. HBM에 특화된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이 시장 점유율을 넓혀가는 반면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쪼그라드는 추세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올 2분기 메모리 매출 21조8000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초로 삼성을 제치고 메모리 부분 매출 1위를 차지했다. 삼성전자는 2분기 메모리 반도체 매출이 21조2000억원으로 HBM의 부진으로 기대에 못 미친 실적을 냈다고 평가했다.

특히 2분기 HBM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점유율 17%로, 작년 동기(41%) 대비 크게 하락했다. SK하이닉스가 62%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고, 마이크론도 21%로 삼성전자를 넘어섰다.

반도체업계는 차세대 HBM인 HBM4에 집중하고 있다. SK하이닉스가 지난 3월 세계 최초로 HBM4 12단 샘플을 고객사에 출하한 데 이어 마이크론도 지난 6월 샘플을 내놨다. 이어 삼성전자도 지난달 31일 실적 발표에서 "HBM4 제품 개발을 완료하고 주요 고객사에 샘플을 출하했다"고 밝히면서 HBM4 경쟁이 본격화되는 추세다. 삼성전자는 "이미 1c 나노급 공정을 적용한 HBM4 모듈에 대한 양산 전환 승인도 마쳤다"며 "내년 본격적인 HBM4 수요에 맞춰 적기 공급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반도체 업계는 엔비디아의 차세대 칩셋 '루빈'에 HBM4를 납품하는 기업이 메모리 시장의 주도권을 잡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정구 카운터포인트 책임 연구원은 "뒤처진 점유율을 만회하기 위해서는 HBM3E 판로 다각화와 엔비디아의 품질 테스트 통과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엔비디아의 차세대 칩셋 '루빈'에 HBM4를 납품하기 위해서는 고객 입장에서의 품질 확보와 일정 수준 이상의 수율 확보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syu@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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