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현대차·기아 남양연구소서 '세계 최저 공력계수 콘셉트카' 첫 공개

2025-07-24

23일 현대차·기아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자동차로 1시간 가량 떨어진 남양기술연구소. 남양연구소는 현대차·기아 국내 최대 자동차 연구개발(R&D) 거점으로, 현대차·기아 내연기관차 뿐만 아니라 아이오닉 5, 아이오닉 9, EV6, EV3 등 전용 전기차까지 끊임없는 담금질이 이뤄지는 곳이다.

현대차·기아의 차세대 콘셉트카도 이곳에서 탄생한다. 현대차는 세계 최저 공력계수(CD) 콘셉트카 '에어로 챌린지카'를 처음 공개했다. CD는 자동차가 주행할때 공기저항을 얼마나 받는지 보여주는 수치로, 적을수록 좋다. 현대차·기아의 R&D 심장부는 그야말로 치열함의 현장이었다.

◇역대급 공력계수 '에어로 챌린지카' 담금질

현대차·기아 핵심 R&D 거점답게 보안이 까다로워 '촬영을 안 하겠다'는 서약서를 쓰고 나서야 입장 가능했다. 남양연구소에서 방문한 곳은 △공력시험동 △환경시험동 △승차 및 핸들링(R&H) 성능개발동 △소음 및 진동(NVH) 평가동 등이다. 이 가운데 시설 규모가 가장 컸던 공간은 초대형 선풍기가 구축된 공력시험동이었다.

공력시험동은 직경 8.4m 선풍기가 초특급 태풍이나 다름없는 시속 200㎞까지 센 바람을 일으켜 자동차에게 보내고 있었다. 공력시험동은 현대차 전기차와 새로운 콘셉트카 등 시속 100㎞ 바람을 맞고 소음을 느끼는지 연구하고 시험하는 곳이다. 박상현 공력개발팀 팀장은 “글로벌 완성차 콘셉트카 CD는 0.19~0.17로, 에어로챌린지카는 0.144로 전기 SUV 버전 에어로 챌린지카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내부로 들어서자 한가운데 현대차 에어로챌린지카가 자리잡고 있었다. 이어 대형팬이 대형 바람을 일으키고 있었다. 대형가구(1200세대)가 트윈에어컨을 사용할 수 있는 에너지 소모량이다. 몸을 가누기 힘들 정도로 바람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에어로챌린지카에 바람을 보내며 공기 흐름을 확인하고, 공력 성능을 개선하기 위한 유동 가시화 시험을 진행했다.

박 팀장은 “포니는 CD 0.41, 소나타 하이브리드는 0.25로 줄였다”며 “CD를 0.01% 낮추면 전기차 1회 충전 주행거리 6.4㎞ 늘어나며 공력계수를 더 줄이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연이어 찾은 곳은 고온 환경와 저온 환경 등 극단 기후 조건에서 주행성능을 평가하는 환경시험동이다. 저온환경 풍등 챔버에 들어서자 기아 목적기반차(PBV) PV5가 영하 20도 차가운 주행풍을 견디고, 고온환경 풍등 챔버에 들어서자 현대차 고성능차 아이오닉 6 N 차량 평가 검증이 한창이었다.

◇로봇이 차량 성능 직접 평가

R&H성능개발동과 NVH동도 인상적이었다. R&H성능개발동은 차량 주행 성능과 안정성을 검증하고 개발하기 위해 세계 최고 수준의 정밀 시험 시설로 구비됐다. 현대차 코나 일렉트릭도 이곳에서 평가를 완료했다.

김성훈 주행성능기술팀 연구원은 “차량 내 주행 로봇이 운전자 대신 스티어링 휠과 페달 조작은 물론 수동 변속기까지 정밀 조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로봇이 액셀레이터, 브레이크, 기어 등을 직접 조작하는 것이다. 연구실 내 로봇들은 가속과 제동을 위해 페달을 밟는 동작을 사람과 유사하게 따라 하고 변속도 가능했다. NVH동 내 로드노이즈 시험실은 차량이 주행할 때 발생하는 노면 소음을 정밀하게 분석한다. 타이어와 노면 사이에서 발생하는 노면가진을 구현해 차량 실내에서 들리는 소음까지 평가한다. 현대차·기아 관계자는 “현대차·기아 전기차 노하우는 남양연구소 첨단 설비와 방대한 데이터에서 비롯됐다”고 말했다.

김지웅 기자 jw0316@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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