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운드리 도전은 필연, 이재용 회장은 포기 않을 것" [월간중앙]

2025-08-24

스페셜인터뷰 | 삼성전자 반도체 굴기 '리빙 레전드' 임형규 전 사장

“의대보다 반도체 엔지니어가 낫다는 비전, 삼성전자부터 제시해야”

“한 명의 천재보다 ‘백재’ ‘십재’를 키우는 것이 반도체 경영자의 책무”

임형규(72) 전 삼성전자 사장은 한국 반도체 역사에서 ‘포레스트 검프’ 같은 존재다. 메모리 반도체 D램과 낸드플래시, 시스템반도체 LSI, 파운드리 등 반도체산업의 티핑 포인트마다 그의 지문이 묻어 있다. 임 전 사장과의 인터뷰를 준비하던 중, 삼성전자의 예전 신문광고 파일을 하나 발견했다. 1994년 256M D램 세계 최초 개발에 성공한 뒤 내놓은 것이었다. 놀랍게도 반도체 사진은 아주 작게 나왔고, 대형 태극기가 지면 중심에 자리했다. 문구는 ‘한민족 세계제패, 월드베스트정신으로 해냈습니다’였다. 그 아래 ‘세계 일류를 향한 집념의 10년, 이제 질에서도 양에서도 세계 1위를 이룩한 삼성전자의 긍지입니다. 우리 한국의 긍지입니다’라고 나와 있었다.

삼성 반도체의 ‘리즈 시절’은 엔지니어들이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나 빌보드 톱 K-팝 아이돌처럼 국가와 민족의 자랑으로 추앙받던 시기이기도 했다. 실제 이 시기 이윤우, 진대제, 임형규, 황창규, 권오현 등 삼성전자 반도체 CEO들은 ‘한류 5대 천황’처럼 세간에 각인됐다. 이병철 창업 회장과 이건희 선대회장은 이들을 앞세워 불과 10년 만에 메모리 반도체 글로벌 싱글톱 지위를 획득했다.

소위 ‘황의 법칙’으로 알려진 황창규 전 삼성전자 사장(전 KT 회장)이나 ‘초격차’ 붐을 일으킨 권오현 전 삼성전자 회장에 비해 SK텔레콤 부회장 퇴임후 상대적으로 조용한 행보를 보였던 임 전 사장은 2022년 12월 책을 한 권 냈다. 광주여상 졸업 후 연구원 보조로 시작해 28년 만에 삼성전자 임원으로 발탁된 양향자 전 의원과의 대담을 정리한 〈히든 히어로스〉다.

이 책에서 임 전 사장은 한국 반도체산업 굴기의 비결 네 가지를 적시했다. “미국 주도의 글로벌 반도체 시장 구도, 정부의 의지와 지원, 이병철·이건희 회장의 과감한 선제 투자와 권한위임 조직문화 그리고 ‘히든 히어로’ 인재의 결합이 그것이다.

“반도체 없으면 ‘아무것도 아닌 나라’”

끊임없이 위기에 응전하며 성장과 혁신의 반전 스토리를 써왔던 삼성전자는 지금 미증유의 시험대에 서 있다. “올해 본 그 어떤 공포 영화보다도 더 무섭다”는 평을 들었던 KBS 다큐 제목 〈공대에 미친 중국, 의대에 미친 한국〉처럼 인재 수혈도 버겁다.

하지만 여전히 AI 시대에 반도체는 “대세기술, 필연사업”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2025년 7월 17일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관련 19개 혐의에 대해 전부 무죄 선고를 받았다. 9년여에 걸친 사법 리스크에서 벗어났지만, 삼성전자의 미래는 불확실성에 갇혀 있다. 이런 시국 인식 속에서 8월 13일 강남구 대치동 그의 사무실에서 임 전 사장과 대면했다. 두 시간 이상 쏟아낸 그의 열변에는 어디서도 듣지 못할 고언도 담겨 있었다. 다만 쓴소리에 깊은 애정이 배어 있다는 것은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었다.

반도체산업을 “한국의 강력한 거점산업”이라고 규정했다.

“지금 조선·방산 등이 뜨고 있다지만 반도체와 비교할 순 없다. 반도체가 메인이고, 자동차가 보조를 맞추고 나머지가 따라가는 것이 우리 산업구조다. 나노 관련 산업도 반도체에서 파생된다. 그러니 적당히, 보통만 해서 되는 것이 아니다. 정부 차원에서 (반도체산업의 가치와 특수성을 인지하는) 인사이트와 정책 의지를 갖춰야 한다. 내가 보기에는 이재명 대통령이 그런 점에서 전직 대통령들보다 나을 것 같다. 그동안 대내외적 환경, 사업 진입 타이밍, 삼성전자라는 존재가 합쳐져 기적 같은 선물을 받았다. 특히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에선 SK하이닉스까지 잘해줘서 1, 2등이 한국 기업이다. 이렇게 글로벌 생산의 70%를 한국이 점유하면 다른 나라에서 뺏어가기 어렵다. 하지만 미국 마이크론, 중국 등에 지배력이 넘어가면 우리는 진짜 아무것도 안 남는 나라가 된다.”

임 전 사장을 비롯해 이윤우, 진대제, 황창규, 권오현 등 ‘반도체 아이콘’과 같은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CEO들이 언젠가부터 삼성전자에서 부각되지 않고 있다.

“이건희 회장 시절에는 그룹에서 소위 ‘스타’를 만들어줬다. 반도체에서 승자가 되려면 엔지니어의 역량이 중요하다. 야구에서도 세계를 제패하려면 꿈나무들이 많아야 하지 않겠나. 그렇게 만들려면 ‘삼성전자 반도체에서 일하면 명성도, 부도 얻을 수 있다’는 이미지를 줘야 한다. 예전 삼성은 그런 노력을 했던 것 같다.”

이재용 회장이 사법 리스크에 시달리는 환경에서 그러기가 쉽지 않았을 것 같긴 하다.

“물론 그렇긴 하다. 그래도 이건 별개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야구단을 예로 들면 구단주의 역할만 돋보이면 팀이 되겠나. 실제 뛰는 것은 선수 아닌가. 이재용 회장이 ‘삼성전자는 훌륭한 엔지니어를 키울 것이다. 이것이 의대 가서 의사 되는 것보다 나라에 도움이 된다’는 비전과 메시지를 바깥에다 발산하지 않고 있는 점은 아쉽다.”

아무래도 삼성전자가 (엔비디아가 촉발한 AI혁명에서 글로벌 기술 트렌드로 자리매김한) HBM 반도체에서 SK하이닉스에 열세를 보이고 있으니 이 회장이 더 조심스럽게 처신하는 것 아닐까?

“SK하이닉스는 메모리반도체만 하는 회사다. 이에 비해 (시스템반도체까지 하는) 삼성전자는 클래스가 다르다. 이미 메모리에서 세계를 제패한 경험이 있고, HBM에서도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의 구원 투수로 투입된) 전영현 부회장이 잘할 것이기 때문에 몇 년 지나면 SK하이닉스와 대등해지거나 역전도 가능하리라 본다.”

삼성전자의 무궁무진한 포텐셜

말하기 조심스럽겠지만, 삼성전자가 HBM 기술력에서 추월당한 원인이 어디 있다고 보나?

“과거 일본 반도체 업체들이 삼성전자에 추월당한 선례를 참고할 수 있다. 고객의 니즈를 정확하게 읽지 못했고, 근성 있는 조직문화가 많이 사라졌다. 반면 SK하이닉스는 만년 2등이니까 역전의 계기를 마련하려고 죽어라 엔비디아의 요구에 맞췄다. 미래 시스템의 요구를 정확히 파악하며 고객 중심 사고를 해야 한다. 생산자 중심 사고를 하다가 일본 업체들도 망했다.”

사실 삼성전자는 HBM2까지 선두였다. HBM3에서도 삼성전자는 칩 크기를 줄이면서도 고성능을 낼 수 있는 기술적 방식에 집착했다. 결과적으로 이는 HBM에서도 독점적 지배력을 과신한 패착이었다. 반면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라는 고객에 집중했다. 칩 사이즈가 30% 커지는 상황을 기꺼이 수용하며 엔비디아가 요구하는 사양에 철저하게 맞췄다. 생산성이 떨어져도 성능을 우선시한 SK하이닉스의 전략은 적중했다. 2025년 2분기 SK하이닉스는 사상 최대 분기 실적(영업이익 9조2129억원)을 세웠다.

요즘 ‘삼무원’(삼성+공무원)이라는 자조적 표현도 들린다.

“싸움을 하면 일단 이겨야 한다. 어떤 사람이 와서 나한테만 충성하고, 말로만 ‘성실히 하겠습니다’ 이러면 나는 ‘너 같은 사람 필요 없다’라고 했다. ‘나는 잘하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했다. 나한테는 일 잘하는 부하가 가장 고마운 존재였다. 모든 중심은 ‘이기기 위한 조직으로 만드는’ 데 있다.”

이기는 조직의 구체적 사례를 듣고 싶다.

“이건희 회장 시절에는 비서실을 향해 ‘디테일은 우리(현장)가 알아서 할 테니, 당신들은 믿어주기만 하면 된다’라는 식으로 일이 돌아갔다. 만약 비서실에서 어떤 보고를 하게 되면 기술 외적인 판단이 들어갈 수 있다. 그렇기에 이병철 회장과 이건희 회장은 ‘비서실은 끼지 말라’고 자른 것이다. 사업 운영, 기술 개발, 고객사 대응뿐 아니라 인사 역시 ‘어떤 기술자가 능력이 있는지, 어디로 올려야 할지 판단할 수 있는 사람이 판단하라’는 뜻이었다고 생각한다.”

한편으론 지금 시대가 변했다. 임 전 사장의 시대처럼 애국심으로 똘똘 뭉쳐서 주 7일을 갈아넣으라고 할 수 없는 노릇 아닌가?

“반도체산업은 500마리의 말이 달리는 전차 레이스에 비견될 수 있다. 풀 스피드로 달리는 이 레이스에서 설계, 공정, 패키징 등 어느 한 마리(분야)라도 문제가 생기면 경주를 망치게 된다. 여기서 각각의 말은 줄기 기술이고, 전체 레이스는 기술 기둥에 해당한다. 반도체 분야별로 잘하는 사람 10명씩만 모아놔도 기술 기둥 전체로 보면 5000명이다. 기술을 리딩하는 이들이 바로 히든 히어로스다. 삼성전자의 경쟁력도 여기서 나온다.”

메모리가 만주(滿洲)라면, 파운드리는 중원(中原)

이런 히든 히어로스들을 육성하고, 발탁하고, 포상하는 것이 최고 경영자의 역할일 듯싶다.

“결국 수백 가지 줄기 기술의 핵심인력군 기술 역량을 정확히 파악하고 키워줄 수 있는 최고 기술경영자들을 확보할 수 있느냐가 성패를 결정한다. 경영자 스스로 뛰어난 기술적 인사이트가 있어야 기술자를 알아볼 수 있고 키워줄 수 있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파운드리, 시스템반도체까지 다 하는 세상에 없는 회사다. 최소 10인의 탁월한 최고 기술경영자가 필요하다. 메모리 분야만 해도 제품개발, 제조기술, 차세대 공정개발 등 분야에 각 1인, 최소 3인이 필요하다. 쉽지 않기에 더 집중하고 절실하게 고민해야 한다.”

지금처럼 안 좋은 상황에선 삼성전자의 이런 다변화된 사업 포트폴리오가 약점으로 지적된다.

“그러니까 일각에선 삼성전자가 너무 많이 한다. 파운드리 포기하라 이런 소리도 나온다. 하지만 반대로 이 세 개를 다 해내기만 하면 무적의 회사가 되는 것이다. 삼성전자 반도체는 엄청난 포텐셜을 지니고 있다. 이재용 회장이 다른 사업은 안 벌이더라도 반도체에 집중하고 인재를 모으면 몇조 달러 가치로 갈 수 있다. 왜 세상에 반도체 기업이 별로 없겠나. 그만큼 어려우니까 그런 것이다.”

당장 삼성 파운드리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은 현실이다.

“2017년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가 독립했다. 메모리는 고객 니즈에 정확히 맞춰 만들어서 딜리버리하면 되는 사업이지만, 파운드리는 만드는 과정까지 고객과 같이 간다. 복합적이고 더 어렵다. 하지만 성공하면 메모리보다 더 얻는 것이 크다. 그래서 나는 ‘메모리가 만주(滿洲)라면, 파운드리는 중원(中原)’이라고 표현한다. (쓴웃음을 지으며) 지금 삼성전자는 중원을 정벌하려다가 만주 본진에서 반란이 일어난 상황 아니겠나.”

그렇다면 ‘파운드리에서 TSMC를 잡겠다’는 삼성전자가 2019년 발표한 ‘반도체 비전 2030’은 전략적 판단 미스라고 봐야 하나?

“내가 비메모리 담당 사장(사업부장)을 맡았던 2003년 로직 전용 라인 건설을 추진했다. 그 뒤 권오현 부회장 체제에서 잘 키웠다. TSMC가 압도적 1등이었지만, 파운드리를 안 할 수가 없었다. 삼성전자 휴대폰 사업부나 애플에서 주문을 줬고, 선택과 집중이 잘 됐다. 하지만 TSMC와의 실력 격차는 현저했다. 지금도 파운드리 거점을 마련하는 시장점유율 30%를 목표로 삼아야 한다. 대만에 변고가 생기지 않는 한, 억지로 한다(2025년 1분기 기준 TSMC의 점유율은 67.6%, 삼성전자는 7.7%로 집계)고 1등이 되는 것은 아니다.”

〈히든 히어로스〉에는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사업을 준비하던 무렵, 임 전 사장이 이재용 회장과 함께 모리스 창 TSMC 창업주를 만난 대목이 나온다.

“중국, 대만, 일본에 삼성전자는 공포 그 자체다. 왜냐하면 삼성전자가 들어왔다 하면 그 산업을 ‘작살’내버리기 때문이다. 대만과 일본의 메모리와 디스플레이가 그렇게 죽어버렸다. 중국 화웨이 CEO를 만나면, ‘타도 삼성’이 꿈이었다. 그러니까 당시 삼성전자가 파운드리를 할 것인지 모리스 창이 물어보더라. ‘생각 중’이라고 했더니 계속 집요하게 묻더라. 사실 삼성전자가 파운드리를 처음 시작할 땐 여건이 열악했다. 메모리 사업부 위주로 공장이 돌아가니 파운드리가 메이저리그에 갈 수가 있나. 12인치 전용 첨단 로직 공장 짓는 것이 꿈이었는데 고객도 없이 공장부터 지을 수도 없지 않나. 제품이 없으니 고객이 없고, 고객이 없으니 제품 만들 공장을 못 짓고 악순환이었다. 그래서 집중할 분야를 정하고, 거기에 맞춰 공장을 짓기로 하고 승인까지 얻었다. 그런데 용인 기흥에는 지을 자리가 없다는 거다. 충청도 온양에 지으라고 했는데 그러면 좋은 엔지니어가 거기까지 가겠나.”

최종적으로 기흥 공장 2층에 파운드리가 들어섰다.

“내가 ‘삼성 파운드리는 이재용 회장이 만든 사업’이라고 이야기하는 이유다. 직접 듣진 않았지만, 정황을 보면 이 회장이 (기흥으로) 틀어준 것이다. 월급쟁이 사장이 할 수 없는 결정이다. 그다음에 IBM과의 컨소시엄도 이 회장이 도와줬다. 메모리는 이건희 회장의 사업이지만, 파운드리는 이재용 회장의 사업이다, 이렇게 생각하면 된다.”

이야기를 듣고 보니 파운드리를 향한 이재용 회장의 애정이 상상보다 더 큰 것 같다.

“이재용 회장이 눈에 안 보이게 파운드리를 키웠다. 내가 담당 사장이어서 밀어주는 게 딱 느껴졌다. 바이오도 마찬가지였다. 신규사업은 오너의 사업이다. 이 회장은 절대 파운드리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만약 거기서 실패하면 이 회장은 실패한 경영자가 되는 것이다. 바이오나 메모리반도체와 달리 파운드리는 벽이 얼마나 높은지 모르는, 한 번도 이겨본 적이 없는 게임이다. 하지만 이걸 안 하면 중원을 못 먹는다. 삼성의 텍사스주 테일러 파운드리 공장은 그 거점을 마련하기 위한 기회다.”

“미국이 도저히 버릴 수 없는 매력 갖춰야”

결국 파운드리도 인재 확보에 달려 있는 것 아닌가?

“열 명의 신입사원이 들어오면 두세 명은 독하고 남다르게 하고 싶어 한다. 실제 일의 차이를 내는 것은 그 두 세명이다. 그들을 어떻게 키우느냐가 승부다. 그들이 앞서가면 나머지는 따라 배우게 돼 있다. 경영자는 못 따라오는 나머지를 잘해주려고 하면 안 된다. 승부는 거기서 나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잘하는 20~30%를 어떻게 모티베이트시키느냐가 관건이다. 일을 시켜보면 안다. 진짜 뛰어난 자들이 크고 중요한 일은 다 하는 법이다. 주 52시간 제가 문제라지만, 이재명 대통령은 경쟁력의 원천을 이해하고 있을 것이라 본다.”

이건희 회장의 ‘천재론’에 동의하는 것 같다.

“그건 좀 지나치다. 천재보다 ‘십재’, ‘백재’가 중요하다는 것이 나의 지론이다(웃음). 그들이 히든 히어로스이고, 이들 덕분에 나머지 덜 우수한 이도 먹고 살 수 있다. 이런 슈퍼 인력들을 얼마나 잘 관리하느냐가 반도체 경영의 핵심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트럼프의 거센 관세 압박에 대해 임 사장은 “‘똥통에라도 빠져본 놈’을 써야 한다”란 이윤우 전 삼성전자 부회장의 지론을 들려줬다. “더럽고 힘든 똥통이라는 난제를 해결해본 사람을 중용해야 한다”는 의미다. 다시 말해 삼성전자가 지금 이 똥통에서 살아남는다면 더 강력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는 발상의 전환이다.

인터뷰 말미에 임 사장은 냉정하지만, 직시할 수밖에 없는 지극히 현실적인 이야기를 건넸다. 과거처럼 모두가 공존공영하는 세상이 종언을 고했다고 인정한다면, 삼성전자 그리고 한국이 취할 수 있는 ‘차선의 길’로 들렸다.

“미국이 아무리 난리를 쳐도 반도체를 혼자 못한다. 삼성 반도체나 엔지니어 입장에선 미국 가서 하면 되니까 걱정할 필요 없다. 반도체산업은 ‘미국이 건물주고, 한국은 임차인’이다. 우리가 잘 습득해 만들어서 미국이 사주도록 맞춰가는 수밖에 없다. 가장 중요한 점은 미국이 도저히 버릴 수 없는 매력적인 파트너가 되는 것이다. 우리는 슈퍼을(乙)을 지향해야 한다.”

김영준 월간중앙 취재팀장 kim.youngjoo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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