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가계 여윳돈 역대 최대…"불황에 지갑 닫고 기업 투자 줄고"

2025-04-10

지난해 가계 순자금 운용 규모 215.5조원...2009년 후 최대 규모

"소득 증가폭이 지출 증가 앞 질러…아파트 신규 입주 물량도 줄어"

"기업 투자 위축에 순자금 조달 축소……지출 증가에 정부 조달은 늘어"

지난해 가계의 여윳돈이 사상 최대 규모로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 증가폭이 지출 증가를 앞지르고, 아파트 신규 입주 물량이 줄어든 영향으로 분석된다.

반면 기업들은 대내외 불확실성 속에 투자 수요가 감소하면서 자금 조달 규모가 크게 줄어 든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4년 자금순환(잠정)' 자료에 따르면 가계(개인사업자 포함) 및 비영리단체의 지난해 순자금 운용액은 전년대비 55조원 늘어난 215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160조5000억원의 34.3%로 2009년 해당 통계 편제 이후 최대 기록이다.

순자금 운용액은 각 경제주체의 해당 기간 자금 운용액에서 자금 조달액을 뺀 값이다. 여윳돈을 의미하는 것으로, 가계는 이 여윳돈을 예금이나 투자 등을 통해 자금이 필요한 기업이나 정부에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가계 여유자금이 1년 사이 30% 이상 늘어난 것은 지출보다 소득이 크게 늘어난 영향이다. 또 아파트 신규 입주물량 감소 등으로 여유자금이 증가했다.

일반 주택 거래는 자금이 가계에서 가계로 이동하지만, 신규 입주의 경우 가계 자금이 기업으로 이전되기 때문에 가계 여윳돈에 영향을 준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지출을 웃돈 소득 증가, 아파트 신규 입주 감소 등에 따른 여유 자금 증가로 순자금 운용이 확대됐다”고 말했다.

조달액을 제외한 가계의 전체 자금 운용 규모도 266조1000억원으로, 전년(194조8000억원) 대비 71조원 이상 증가했다.

가계 여윳돈의 증가는 주식 등 지분증권 투자 확대 영향이 켰다.

국내외 지분증권 및 투자펀드 운용액이 전년 6조1000억원 감소에서 42조4000억원 증가로 전환하면서 무려 48조5000억원 치솟았다.

보험과 연금 준비금, 채권도 각각 62조5000억원, 37조9000억원으로 1년 새 10조2000억원, 23조7000억원 증가했다.

가계의 자금 조달 규모도 주택담보대출 증가 등에 기인해 50조6000억원으로 그 규모가 커졌다. 주담대를 중심으로 예금취급기관에서의 차입이 51조6000억원 늘면서 전년 34조3000억원보다 16조원 넘게 그 규모를 키웠다.

지난해 말 기준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90.1%로, 직전 3분기 말(90.8%)보다 낮아지며 5분기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기업 부문의 자금 조달 규모는 오히려 크게 줄었다. 지난해 비금융 법인기업의 순자금 조달액은 65조5000억원으로, 전년(109조4000억원)보다 약 44조원 감소했다. 기업의 순이익이 확대된 가운데 대내외 불확실성 증대로 투자 증가세가 둔화된 결과다.

반면 정부는 세수 감소와 지출 확대 영향으로 자금 조달 규모가 급증했다. 일반정부의 순자금 조달액은 38조9000억원으로, 전년(17조원)의 두 배를 넘어섰다.

[전국매일신문] 정영선 기자

jys2030@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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