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그룹이 지난해 국내 그룹사 중 가장 많이 계열사를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2월 100개를 넘긴데 이어, 1년만인 올해 2월 123개로 늘어났다.
17일 데이터뉴스가 공정거래위원회의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및 공시대상기업집단 소속회사 현황을 분석한 결과, 올해 2월 현재 한화그룹의 계열사가 123개로 집계됐다. 1년 전(104개)에 비해 19개(18.3%) 늘었다.
신규 진입을 뺀 81개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및 공시대상기업집단 중 소속회사를 10개 이상 늘린 곳은 한화그룹이 유일하다.
특히 조사 대상 그룹의 전체 소속회사가 감소한 가운데 한화그룹 계열사가 큰 폭으로 증가해 주목된다.
81개 그룹의 소속회사 합계는 지난해 2월 3043개에서 올해 2월 2997개로 46개(1.5%) 줄었다. 계열사가 늘어난 그룹이 36개, 감소한 그룹이 35개였으며, 10개 그룹은 변화가 없었다.
한화그룹은 최근 수년간 꾸준히 계열사를 늘려온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2월 80개였던 소속회사가 매년 늘어 4년 만에 43개(53.8%) 증가했다. 특히 2023년(11개, 11.8%)과 지난해(19개, 18.3%) 증가폭이 컸다.
한화그룹은 이 기간 전략적인 인수와 분할을 통해 계열사를 늘리고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고 있다. 방산, 에너지 등 핵심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글로벌 입지를 확대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한화그룹은 2023년 3월 한화솔루션에서 인적분할해 한화갤러리아를 설립했다. 이를 통해 유통 및 프리미엄 리테일 분야의 전문성을 강화했다.
또 같은 시기 한화솔루션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공동 출자해 미국 내 태양광, 방산 등 미래 사업에 투자하는 한화퓨처프루프를 설립했다.
2023년 5월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한화그룹 5개 계열사가 대우조선해양(한화오션) 지분 49.3%를 인수하고 계열사로 편입했다. 이를 통해 조선 및 해양 방산 분야로 사업영역을 확장했다.
2024년 2월에는 한화임팩트가 선박용 엔진 제조업체 HSD엔진(한화엔진)의 지분 32.8%를 인수해 계열사로 편입했다.
지난해 7월에는 ㈜한화에서 모멘텀 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해 한화모멘텀 설립했다. 한화모멘텀은 이차전지 소재 장비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또 지난해 9월 영상보안·인공지능(AI)·반도체 장비 사업 강화를 위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서 관련 사업부를 인적분할해 한화인더스트리얼솔루션즈를 설립했다.
한화그룹은 또 지난해 태양광 발전 관련 경남인사이트루프탑솔라1호, 에코·바이오에너지 관련 부여바이오, 수소연료전지 관련 여수에코파워 등 다수의 신재생에너지 분야 회사를 계열 편입해 관심을 모았다.
한화그룹은 이처럼 공격적으로 계열사를 늘리며 자산규모도 크게 증가했다.
공거래위원회에 따르면, 한화그룹의 공정자산(비금융 계열사 자산총액과 금융 계열사 자본총액 합계)은 2023년 83조280억 원에서 2024년 112조4630억 원으로 1년 새 29조4350억 원 증가했다. 재계 서열의 기준이 되는 공정자산이 크게 늘어나면서 재계 6위 롯데그룹과의 격차가 2023년 46조6290억 원에서 지난해 17조3660억 원으로 크게 줄었다.
강동식 기자 lavita@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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