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LG에너지솔루션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의 정기 주주총회가 이번 주 막이 오른다. 주요 기업들이 기술통 경영자와 전문가를 사내·외 이사에 선임하며 성장동력 강화와 미래 전략 청사진을 공개하는 한편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주총장에 나서 ‘열린 주총’으로 소통을 강화할 방침이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19일 주주총회를 열고 전영현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 겸 메모리사업부장과 송재혁 DS부문 최고기술책임자 겸 반도체연구소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한다. 사외이사에도 서울대 반도체 공동연구소장을 역임 중인 이혁재 전기정보공학부 교수를 선임하고 ‘기술 경영’ 강화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작년에 이어 주주와의 소통을 올 해 주총의 화두로 삼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기준 소액주주가 516만 210명에 달해 1년 전보다 48만 명 이상 증가하며 ‘500만 주주 시대’를 다시 열었다. 이번 주총에도 중장년층부터 어린이까지 수백 명의 주주가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주총에서 처음 ‘주주와의 대화’ 세션을 마련해 주요 경영진이 직접 주주들의 질문에 답변하는 시간을 가진 바 있다. 올 해에는 출시 예정인 인공지능(AI) 반려로봇 ‘볼리’를 전시하는 등 주주 체험을 강화한다.
삼성전자를 필두로 다른 주요 대기업들도 이달 말까지 집중적으로 주총을 개최한다. 20일에는 현대차와 포스코홀딩스, 25일 LG전자, 26일에는 ㈜LG·SK㈜·㈜한화가 주총을 개최한다. 27일에는 SK하이닉스, 28일에는 SK이노베이션과 고려아연이 주총을 예고했다.
현대차는 주총에서 정보통신기술(ICT) 담당 진은숙 부사장을 신규 사내이사로, 반도체 분야 전문가인 도진명 전 퀄컴 아시아 부회장을 사외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미래 먹거리로 점찍은 수소 관련 사업의 확장성을 고려해 정관의 사업 목적에 ‘수소 사업’도 추가한다. 지난해 말 조직개편을 단행한 LG전자 역시 주총에서 각 사업본부의 전략 방향과 비전을 상세히 설명할 전망이다. SK이노베이션도 박상규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한 주요 경영진이 직접 사업과 관련한 주주의 질문에 답할 것으로 전해졌다.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고려아연 주총도 이목을 끌고 있다. 현재 MBK‧영풍 연합의 지분이 최윤범 회장을 넘어서면서 힘이 균형이 무너진 상황이지만 집중투표제에 의해 변수가 생길 수 있다는 분석이다. 집중투표제는 주주총회 안건에 올라온 여러 이사 후보들에게 던질 모든 표를 한 후보에게 몰아줄 수 있는 제도로, 소수 주주들의 영향력이 커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