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한파·가뭄·홍수 등 이상기후 현상이 갈수록 심화되는 가운데, 스마트팜이 농업의 새로운 대안으로 떠올랐다. 충남 논산시 상월면에는 재배면적 2만6936㎡(8148평)에 달하는 대형 토마토 재배 유리온실이 자리하고 있다. 농업회사법인 ‘팜팜’(대표 양광식)은 유리온실 기반의 스마트팜을 통해 이상기후에 대응하며 높은 생산성을 거둔 대표 사례로 손꼽힌다.
양광식 대표는 유리온실 설계단계부터 NH농협은행(은행장 이석용)의 농업금융컨설팅을 통해 맞춤형 자금 조달과 시설 투자 방안을 구체화할 수 있었다. “유리온실은 자금이 크게 들어가는 만큼 고민도 컸는데, 농협은행 농업금융컨설팅을 통해 계획을 체계적으로 세울 수 있었습니다.”
양 대표는 25년간 토마토를 재배한 베테랑 농부다. 2014년 신세계푸드와 계약재배를 시작해 안정적인 유통망을 구축했으며, 사업이 성장하자 2017년 농산물 재배와 유통을 병행하는 팜팜을 설립했다. 팜팜의 토마토는 신세계푸드·이마트·롯데푸드·쿠팡 등 대형 유통업체에 납품되며 꾸준한 매출을 올렸다. 그러나 이상기후로 생산의 불안정성이 커지면서 기존 방식만으로는 품질과 생산량을 유지하기 어려웠다. 양 대표가 유리온실 신축이라는 새로운 도전에 나선 이유다.
팜팜의 온실 구축 과정에서 농업금융컨설팅은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신황호 농협은행 농업금융부 차장(컨설턴트)은 팜팜의 스마트팜 관리 능력, 경영 안정성, 자금 조달 역량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했다. 특히 양 대표의 오랜 농업 경험과 비닐온실 운영 경력을 고려할 때 유리온실 경영 역량도 충분할 것으로 판단했다.
컨설팅 결과를 토대로 양 대표는 스마트팜종합자금 50억원을 포함한 총 88억원의 사업비가 들어가는 유리온실 설계를 진행할 수 있었다. 양 대표는 “컨설팅을 통해 시공업체별 특장점과 사업비의 타당성을 면밀히 검토받아 공사를 효율적으로 완수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2022년 3월 유리온실이 완공된 후에도 농업금융컨설팅은 계속되고 있다. 컨설팅 종료 후 3년간 사후관리를 제공하는 시스템 덕분이다. 올해 8월 작성된 사후관리 보고서에 따르면 팜팜의 생산성과 수익성은 모두 ‘우수’ 등급을 기록했다. 특히 유리온실에서 재배된 완숙토마토 생산량은 연간 1600t, 3.3㎡(1평)당 200㎏에 달한다. 이는 사후관리 대상 농가의 평균(135㎏)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양 대표는 “올해 극심한 폭염 속에서도 유리온실 덕분에 높은 생산량을 유지할 수 있었다”며 “충분한 비용 투자와 팜팜의 노하우가 만나면서 높은 생산성이 자연스레 따라온 것 같다”고 설명했다. 팜팜의 유리온실은 네덜란드 스마트팜 자동환경제어시스템을 적용해 온습도를 자동으로 관리할 수 있으며, 최첨단 냉방시스템을 통해 올해 같은 기록적 폭염에도 안정적인 생산이 가능하다. 양 대표는 향후 시설 투자를 더욱 확대해 자체 생산량을 늘릴 계획이다.
양 대표는 스마트팜의 긍정적인 면만 보고 성급히 진입하기보다는 충분한 재배 경력과 노하우를 쌓은 뒤 도전할 것을 권했다. 양 대표는 “처음부터 큰 규모의 스마트팜을 시작하기보다는 작은 규모의 농장에서 경험을 쌓고 점진적으로 확대하는 것이 더 현명하다”고 조언했다. 신 차장도 “팜팜 같은 성공 사례를 보고 수익만 계산해 무리하게 스마트팜에 진입하려는 경우가 많다”며 “농업과 스마트팜 운영에서 충분한 경험과 역량을 쌓은 뒤 시작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강조했다.
팜팜은 스마트팜 운영뿐만 아니라 후진 양성에도 힘쓴다. 국립한국농수산대학교·충남도농업기술원과 협약을 맺고 실습생을 유치하고 있다. 스마트팜 시설원예 재배에 흥미를 느낀 일부 실습생은 팜팜의 직원으로 채용되기도 한다. 양 대표는 “스마트팜이 농업의 미래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충분한 교육과 준비가 필수”라며 “스마트팜이 이상기후 시대의 대안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꾸준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논산=최소임 기자 sichoi@nong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