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6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각본상을 수상한 '괴물'의 사카모토 유지 작가가 신작 '첫 번째 키스'로 다시 한번 한국 관객과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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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카모토 유지 작가는 일본 영화와 드라마계를 대표하는 스타 작가다.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 '꽃다발 같은 사랑을 했다' 등의 영화뿐만 아니라, '마더', '최고의 이혼', '그래도 살아간다', 우먼', '콰르텟', '아노네' 등 드라마로도 큰 인기를 끌었다.
그의 작품은 개인적인 이야기에 머물지 않고, 사회적인 문제를 자연스럽게 녹여내는 것이 특징이다. 국내에서 리메이크 된 '마더'에서는 아동 학대와 모성애를 다뤘으며 '아노네'에서는 가족과 소외된 인간 군상을 조명했다. '괴물' 역시 학교에서 벌어진 작은 사건을 통해 일본 사회 전반에 걸친 편견과 억압에 초점을 맞췄다. 이 과정에서 성별, 계층, 가정환경 등에 대한 선입견이 개인의 삶에 미치는 영향을 섬세하게 드러났다.
특히 '괴물'은 칸 국제영화제서 각본상을 수상하며 국제적으로 인정받았고, 국내에서도 53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예술 독립영화로 의미있는 성과를 냈다.
이는 한국 극장가에서 일본 영화가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는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최근 몇 년간 한국 극장가에서는 일본 영화들이 괄목할 만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는 100만 관객을 돌파해으며, '남은 인생 10년'은 1년 만에 재개봉 총 관객수 53만 명을 동원했다.
이외에도 일본의 젊은 거장이라 불리는 미야케 감독의 '새벽의 모든', 지난해 칸 국제영화제 남자연기상을 차지한 야쿠지 쇼지의 '퍼펙트 데이즈' 등 예술영화들은 소규모 개봉에도 마니아 층을 형성했다.
서정적이면서도 깊이 있는 감성을 전달하는 일본 영화들이 강세를 보이는 흐름 속에서 사카모토 유지 작가의 신작 '첫 번째 키스'에 대한 관심도 적지 않다. 이혼 위기에 남편 카케루(마츠무라 호쿠토 분)를 사고로 잃게 된 칸나(마츠 타카코 분)가 우연히 15년 전의 그와 다시 만나게 된 후 펼쳐지는 이야기인 이 작품은 일본에서 지난 7일 개봉해 10일간 박스오피스 1위를 이어가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사카모토 유지의 특유의 감성적 필력과 섬세한 캐릭터 묘사가 국내에서도 주효할 지 이목이 집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