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폰 먹통되더니 알뜰폰 개통…계좌서 5000만원 빠져나갔다"

2025-04-28

SK텔레콤 가입자 유심(USIM·가입자 식별 모듈) 정보 탈취 사건 이후 당사자가 모르는 사이에 엉뚱한 휴대전화가 개통되고, 계좌에서 수천만원이 빠져나가는 사건이 부산에서 일어나 경찰이 조사하고 있다.

“모르는 새 폰 개통, 5000만원 빠져나가”

28일 부산 남부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 24일 부산에 사는 60대 남성 A씨로부터 이런 신고를 접수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2일 본래 사용하던 SKT 휴대전화가 갑자기 먹통이 돼 통신사를 방문했다.

이 과정에서 A씨는 본인 명의의 또 다른 휴대전화가 KT에서 개통되면서 본래 사용하던 휴대전화가 정지됐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후 A씨 명의 계좌에선 1000만원씩 다섯 차례에 걸쳐 모두 5000만원이 모르는 사람의 계좌로 이체됐다고 한다.

A씨는 은행에 지급 정지를 요청하는 한편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 관계자는 “오늘(28일) 오전 사건을 배당받았다. A씨 명의 휴대전화 개통 및 계좌 이체경위와, 이 사건이 SKT 유심 정보 유출과 관련이 있는지 등을 파악하고 있다”고밝혔다.

SKT “정보 유출 관련성 낮다”

SKT 유심 정보 유출 사건은 지난 19일 일어났다. 휴대전화 유심엔 이동통신망에서 개인 식별, 인증 등에 필요한 정보가 저장된다. 전체 가입자 숫자는 2500만명이며, 정확한 피해 규모에 대한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 SKT 고객인 A씨는 누군가 본인의 개인 정보를 이용해 휴대전화를 개설하고, 이를 통한 인증 등을 거쳐 계좌의 돈을 빼냈을 수 있다고 의심한다.

이에 대해 SKT 측은 “조심스럽지만 이번 정보 유출과 관련성은 낮아 보인다”는 입장을 밝혔다. SKT 관계자는 “정보 유출로 인한 악용 사례는 아직 인지된 사실이 전혀 없으며, 해당 건 역시 이번 해킹 건과 관련된 사건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는 의견을 관계 당국으로부터 들었다”며 “금융 거래까지 일어나려면 주민등록번호와 인증 관련 민감 정보들이 필요한데, 이번 해킹을 통해 이런 정보들이 유출된 사실은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다는 소비자 불안은 커진다.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해킹 사건 이후 ‘SKT 유심 해킹 공동대응 공식 홈페이지’가 만들어졌다. 이 홈페이지 운영자들은 “이번 사건으로 유출된 정보는 휴대전화 번호 인증을 통해 제공되는 다양한 금융,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 중대한 2차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데 SK텔레콤의 대응은 매우 미흡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