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60년대 프랑스 영화의 아이콘이자 후일 동물권 운동가로 변신한 배우 브리지트 바르도가 별세했다. 향년 91세.
브리지트 바르도 재단은 28일(현지시간) 바르도가 프랑스 남부에 있는 자택에서 사망했다면서 “세계적으로 유명한 배우이자 가수, 재단 설립자이자 회장인 바르도의 별세를 깊은 슬픔과 함께 알린다”고 밝혔다. 재단은 바르도의 사인이나 사망 시기는 공개하지 않았다.
1934년 파리에서 부유한 기업가의 딸로 태어난 고인은 국립고등음악원에서 발레를 전공했고 14세 때 잡지 <엘르>의 표지모델을 맡으며 데뷔했다. 1956년 당시 남편 로제 바딤이 각본과 감독을 맡은 영화 <그리고 신은 여자를 창조했다>에서 삼각관계에 빠지는 18세 소녀 역할을 맡으며 스타 반열에 올랐다.
장뤼크 고다르 감독의 1965년작 <경멸>을 통해 연기력을 인정받은 바르도는 이후 <진실> <비바 마리아> <불행한 경우> 등의 주연을 맡아 활약했다. 1962년 첫 팝 싱글을 발표한 것을 포함해 60곡 이상의 곡을 부르는 등 가수로도 활동했다.
바르도의 대중적 인기는 대단해서 1969년 프랑스의 국가 상징이자 공식 인장인 ‘마리안’ 모델로 선정되기도 했다. 당시 조각상, 우표, 동전 등에 바르도의 얼굴이 새겨졌다.
바르도는 1973년 물개 사냥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본 뒤 동물권 활동가로 일하겠다며 영화계 은퇴를 선언했다. 이후 그는 물개 사냥, 루마니아의 개 학살, 페로 제도의 돌고래 사냥, 호주의 고양이 도살 등 문제에 반대 의견을 표명하기 위해 각국 지도자들에게 항의 서한을 보냈다.
그는 이런 활동을 인정받아 1985년 프랑스 최고 훈장인 레지옹 도뇌르를 수훈했고 1986년 동물권 보호를 위한 브리지트 바르도 재단을 설립했다. 바르도는 73세였던 2007년 AP 인터뷰에서 “인간은 탐욕스러운 포식자”라며 “나는 과거의 영광 따위는 신경 쓰지 않는다. 자신을 방어할 힘도 없고 말도 못 하는 동물이 고통받는 상황 앞에서 과거의 영광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후일 그는 프랑스로 유입되는 이민자를 향해 인종차별적 발언을 하는 등 극우적인 견해를 서슴없이 드러내면서 대중의 지지를 잃기 시작했다. 그는 인종차별적 증오를 선동한 혐의로 다섯 차례 유죄 판결을 받았다.
그는 극우 정당 국민전선을 창당한 장마리 르펜의 고문이었던 남성과 1992년 네 번째 결혼을 했다. 바르도는 르펜의 딸인 마린 르펜 국민연합 의원이 대선에 출마했을 때 그를 지지하는 서한을 보내 또다시 논란을 일으켰다. 2018년 영화계에 미투(Me too·나도 고발한다) 운동이 확산했을 때는 성범죄에 항의하는 여성 배우 대부분이 “위선적”이고 “우스꽝스럽다”고 말하기도 했다.
2001년엔 MBC 라디오 프로그램 <손석희의 시선 집중> 전화 인터뷰에서 “한국은 개고기를 먹어 야만스럽다”고 비판해 논란이 됐다.
바르도는 2년 전 호흡곤란 증세를 보이며 병원으로 급히 실려 간 적이 있으며 지난달 건강상의 문제로 프랑스 남부 툴롱에 있는 병원에 입원했다. 지난 10월 사망설이 돌았을 때 본인이 직접 반박하기도 했다.


![[주간 티빙] '나쁜 계집애: 달려라 하니'](https://image.mediapen.com/news/202512/news_1069691_1766881871_m.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