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염증, 무너지는 혈관”…중년 이후 건강 지키는 전략
우리 몸의 ‘생명 도로’라 불리는 대동맥과 주요 혈관이 무너지는 출발점은 의외로 작은 혈관의 염증이다.

겉으론 아무 증상도 없지만, 몸속 깊숙한 곳에서 진행되는 이 미세한 염증은 시간이 흐를수록 치명적인 결과를 부른다.
◆작은 염증에서 시작, 큰 혈관까지 무너뜨린다
5일 의료계에 따르면 경동맥은 심장에서 나온 대동맥에서 갈라져 얼굴과 뇌로 혈액을 공급하는 중요한 통로다.
이 혈관이 막히면 뇌졸중이 발생할 수 있다. 언어 장애·편마비 등 회복이 어려운 후유증을 남기거나 생명을 위협하는 대표적 질환이다.
문제는 증상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작은 혈관에서 시작된 염증은 서서히 혈관 벽을 손상시킨다. 결국 큰 혈관의 협착·파열로 이어진다.
치료가 늦어질수록 동맥경화증, 심근경색, 뇌졸중 등으로 발전한다. 염증성 장질환이나 관절염 등도 이러한 만성 염증 반응과 관련이 있다.
◆여전히 20~30대 식습관?…“중년 이후 더 위험”
40세를 넘기면 혈관은 급속히 노화된다. 식습관은 여전히 20~30대 시절과 다르지 않은 경우가 많다.
빵·면·디저트 같은 고탄수화물, 비계·가공육 같은 포화지방 음식, 각종 첨가물이 들어간 가공식품 섭취가 대표적이다.
성분표를 살펴보면 익숙지 않은 화학성분, 과도한 소금·설탕, 트랜스지방이 즐비하다. 이런 음식은 장과 혈관의 염증을 악화시킨다. 나이가 들수록 몸의 회복 능력은 떨어져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전문가들 “자연 그대로의 음식이 답이다”
염증을 완화하고 혈관을 보호하는 열쇠는 자연식에 있다. 채소와 과일은 항산화 성분이 풍부해 체내 산화를 억제하고 염증을 치유한다.
토마토는 라이코펜 성분이 세포 산화를 막고 전립선암·폐암·유방암 예방에 도움이 된다. 특히 가열하면 체내 흡수율이 높아진다.
양파는 퀘세틴 성분이 혈관 염증 억제, 중성지방·콜레스테롤 축적 차단. 알리신 성분은 동맥경화를 예방한다.
늙은 호박은 노란색의 베타카로틴이 혈전 생성을 막아 심근경색 위험을 낮춘다.
밀가루 음식과 흰쌀밥은 줄이고, 통곡물·잡곡, 콩류·견과류, 생선·해조류를 꾸준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 이들은 혈당 조절, 혈액 순환 개선, 염증 완화에 직접적인 도움을 준다.

전문가들은 “큰 혈관이 무너지는 출발점은 눈에 보이지 않는 작은 염증”이라며 “댐의 미세한 균열이 결국 붕괴로 이어지듯, 작은 혈관 염증이 시간이 지나면 뇌졸중이나 심근경색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한다.
특히 중년 이후에는 혈관 노화가 빨라져 식습관과 생활 습관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는 “혈관 질환은 한 번 진행되면 되돌리기 어렵다. 조기에 차단하는 것이 최선”이라며 “오늘 내 식탁 위 음식이 내 혈관을 살릴 수도, 해칠 수도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년 이후 혈관 건강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자연 그대로의 음식, 가공되지 않은 음식’을 가까이하는 것”이라며 “작은 염증 하나가 결국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는 사실, 지금 식탁에서부터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