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분별한 ‘CT 촬영’ 암 위험도 높일 수 있다(새 연구)

2025-04-15

무분별한 CT(컴퓨터 단층촬영) 스캔이 암 발병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어린이와 청년층에서 위험도가 더 높으며, 대규모로 시행되는 경우 사회 전체의 암 부담이 크게 증가할 수 있다는 경고다.

영국 런던 암연구소(Institute of Cancer Research)는 미국 내 2023년 CT 스캔 시행 건수를 기반으로 한 모델링 연구를 통해, CT 스캔이 약 10만 건의 암을 유발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중 약 9,700건은 어린이에게서 발생할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해당 연구는 미국의학협회 내과학회지(JAMA Internal Medicine)에 최근 게재됐다.

CT는 다양한 질환의 조기 발견과 정밀 진단에 매우 유용한 장비다. 이번 연구에서는 CT는 방사선을 이용한 검사인 만큼 반복적 촬영은 장기적으로 어떤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는지 경고하고 있다.

연구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인구 1,000명당 250건 이상의 CT가 시행되고 있으며, 2009년 이후 그 수는 30% 이상 증가했다. 이는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준이며, 같은 기간 영국은 1,000명당 100건 미만으로 억제되어 있다.

“임상적으로 정당한 경우에만 시행해야”

연구진은 CT 스캔을 무조건 피하자는 것이 아니라, 임상적으로 정당화된 경우에만 시행하고 방사선량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영국의 경우 CT 촬영은 방사선 전문의의 사전 검토를 거쳐 시행되며, 최소화된 용량으로 조절된다. 이를 통해 CT 남용을 방지하고 있다.

런던 암연구소 관계자는 “개별 환자에겐 CT의 이점이 위험보다 훨씬 크지만, 수백만 명을 대상으로 할 경우 작은 위험도 모이면 상당한 규모의 암 발생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전체 암의 약 5%가 CT와 관련되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은 괜찮을까?

우리나라 역시 건강검진의 보편화와 영상의학 기술 발전으로 CT 활용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의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대형병원뿐만 아니라 중소 병·의원까지 CT를 보유하면서 정밀 진단을 앞세운 촬영이 무분별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들은 “CT는 의학적으로 매우 유용한 도구지만, ‘혹시 몰라서 찍어보는’ 식의 검사는 반드시 줄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방사선 노출은 누적되는 만큼, 진료 시스템 전반에 걸쳐 ‘임상 정당성’과 ‘최적화된 용량 조절’ 원칙이 철저히 지켜져야 할 것이다.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