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들이 해외 개발도상국에 공급하는 쿡스토브의 온실가스 감축 효과가 실제보다 과장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21일 플랜1.5가 미국 버클리대학교 연구팀·유럽 카본마켓워치와 공동으로 25년까지 한국 기업이 투자한 쿡스토브 21개 사업 및 310개 활동을 분석한 결과, 온실가스 감축 효과는 실제보다 평균 18.3배 부풀려진 것으로 나타났다.
쿡스토브는 나무 땔감·숯 등을 연료로 한 고효율 조리기기를 뜻한다. 열효율이 높아 기존 재래식 취사도구보다 연료 사용량이 적기 때문에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일 수 있다. 그간 기업들은 쿡스토브를 보급을 통해 온실가스 감축 실적을 인정받아 탄소배출권을 확보, 자발적 탄소시장에서 배출권을 거래해왔다.
플랜 1.5 분석에 따르면 국내 기업의 쿡스토브 감축 실적의 전체 발행량은 974만302t이지만, 실제 감축량은 53만1979t에 불과하다. 나머지 920만8323t은 실제 감축효과가 없는 ‘불량 배출권’이라는 뜻이다.

사례별로 보면, 삼성전자가 투자한 케냐의 쿡스토브 사업은 9.6배 부풀려졌다. 기후변화센터 주도로 SK그룹 산하 12개 기업과 한국전력공사·한국남동발전·삼표시멘트가 공동 투자한 미얀마 쿡스토브 사업은 14.4배 가량 과다 산정된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동서발전이 투자한 가나 쿡스토브 사업은 16.1배 부풀려진 것으로 나타났다.
플랜1.5는 쿡스토브 사업 실적이 과다 산정되는 주요 원인으로 인위적인 벌채로 인한 바이오매스 사용 비중을 부풀려서 보고하는 점, 새로운 고효율 기기를 보급했음에도 여전히 기존 저효율 기기를 동시에 사용하는 점, 고효율 기기를 실제로 사용하는지 여부가 과다 추정되는 점, 새로운 기기 사용률을 과다 보고하는 점, 1인당 음식 소비량을 과대 보고하는 점, 사업 시행 이후 오히려 조리시간이 늘어나는 점 등을 꼽았다.
한수연 플랜1.5 정책활동가는 “쿡스토브 감축실적은 신뢰도가 매우 낮기 때문에 국내 수입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며 “기존에 환경부가 인증한 감축실적의 신뢰성을 평가하는 절차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SK그룹 측은 “해당 데이터는 유엔이 정한 온실가스 감축 방법론에 따라 산정된 것으로 해외 제3자 검증기관의 검증을 받고 있다”며 “앞으로도 유엔이 정한 감축 방법론을 따를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