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 핀테크는 '생존형 합종연횡'…은행·증권 손잡고 합병도 불사 [연금부자 시대 원년 만들자]

2025-01-09

퇴직연금 로보어드바이저(RA) 투자일임 시장이 열리면서 관련 기술을 보유한 핀테크 업체 간 시장 선점 경쟁에도 불이 붙었다. 로보어드바이저 기술을 보유한 업체들은 시중은행, 대형 증권사 등과 합종연횡을 적극 추진하면서 수익률을 높일 수 있는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9일 코스콤 로보어드바이저 테스트베드센터에 따르면 로보어드바이저 계약자 수는 32만 6730명(2024년 11월 기준)으로 전년 동월(30만 2102명) 대비 8.1% 증가했다. 같은 기간 로보어드바이저가 적립금을 알아서 운용하는 일임형이 14만 7147명에서 16만 872명으로 9.3% 늘어난 영향이다. 지난해 12월 퇴직연금에 대한 로보어드바이저 일임이 혁신금융 서비스로 지정된 만큼 로보어드바이저 계약자 수는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 선점을 위해 로보어드바이저 기술을 보유한 핀테크 업체들은 투자일임 라이선스가 없는 은행·보험사들과의 협력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일부 증권·운용사들도 자체적인 로보어드바이저 기술을 확보하는 동시에 핀테크 업체들과도 손을 잡는 모습이다. 국내 로보어드바이저 관련 핀테크 업체로는 디셈버앤컴퍼니(서비스명 핀트), 업라이즈투자자문(든든), AI콴텍(콴텍), 쿼터백자산운용(쿼터백), 퀀팃투자자문(올리), 파운트투자자문(파운트) 등이 꼽힌다. 투자자문·일임업자가 제공하는 로보어드바이저는 은행·증권사와 달리 전용 플랫폼을 제공한다.

먼저 디셈버앤컴퍼니는 은행·증권 등 금융사 10곳과 제휴를 맺으면서 로보어드바이저 기술 업체 중 최대 협력 관계를 만들었다. 공모펀드 기반 투자 상품을 운용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퇴직연금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AI콴텍은 5대 시중은행 중 4곳과 투자일임 제휴를 체결함으로써 주거래은행에서 퇴직연금 알고리즘을 이용해 노후 자금을 관리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업라이즈투자자문은 지난해 11월 두물머리투자자문과의 합병을 통해 수탁액 5200억 원, 활성 고객 수 2만 3000명을 확보하면서 덩치를 불렸다. 올해까지 수탁액 1조 원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다. 파운트투자자문도 올해를 금융 인공지능(AI) 기술 혁신의 원년으로 선포하고 기술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지난해 12월 엔비디아 인셉션 프로그램에 선정되는 등 AI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업계에서는 로보어드바이저 투자일임과 실물이전 등이 맞물리면서 퇴직연금 시장이 급격히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개인형퇴직연금(IRP)에만 적용되지만 장기적으로는 확정기여(DC)형이나 확정급여(DB)형에서 활용될 가능성도 있다.

다만 로보어드바이저 핀테크 업체들이 단기간 내 이익을 보기는 어렵다는 진단이 나온다. 1년 성과를 기준으로 수수료를 책정하는 데다 IRP가 아닌 계좌를 통해서만 수취할 수 있는 만큼 충분한 이익을 확보하기까지 상당 기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혁신금융 서비스 단계여서 1인당 연간 900만 원 한도까지만 투자할 수 있는 점도 한계로 지목된다.

로보어드바이저 역할이 매매 주문까지 확대된 가운데 비대면 판매도 가능해지면서 수익률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해 12월 혁신금융 서비스로 지정된 업체들은 대부분 코스콤 테스트베드에 전략을 등록한 지 1년이 지난 만큼 비대면으로 판매할 수 있게 됐다.

로보어드바이저 업계의 한 관계자는 “퇴직연금을 안정적으로 운용해야 한다는 당국의 인식 때문에 아직은 규제가 많은 상태”라며 “미국은 대표적 퇴직연금 상품인 ‘401k’의 절반 이상이 로보어드바이저를 통해 운용되고 있는 만큼 한국 시장도 규제 등을 완화해 시장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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