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문 사장, 위기 상황 잘 극복할 것"
[서울=뉴스핌] 김정인 기자 = 이찬희 삼성 준법감시위원장은 최근 국회에서 좌초된 상법 개정안이 재추진되는 것과 관련해 "어떤 법률이나 제도의 개선이 정치적 힘겨루기의 대상이 되고, 마치 정치적 자존심을 건 승패의 장이 돼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2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삼성생명 서초사옥에서 열린 3기 준감위 정례회의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주주 보호를 포함해서 우리 지배구조 개선이 글로벌 기준에 맞춰야 한다는 것은 당연한 원칙"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국회는 지난 17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재의요구권을 행사한 상법 개정안을 재표결에 부쳤지만 개정안은 과반을 넘지 못해 부결됐다. 상법 개정안은 기업 이사의 충실 의무 대상을 '회사'에서 '회사 및 주주'로 확대하는 내용으로, 더불어민주당이 강하게 추진했지만 국민의힘과 정부의 반대에 부딪혔다.
이 위원장은 "국민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상법 개정안 등을) 어떻게 풀어가야 할지는 정치적 이해관계가 아니라 국민을 중심으로 해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며 "어떤 법을 바꾸느냐보다는 그 법을 어떻게 준수하고 잘 적용해 나갈지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여야 간 입장 차가 여전하다. 전날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상법 개정안 재추진을 공식화한 데 이어, 국민의힘은 이를 두고 '반기업적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했다. 재계는 자본시장법 개정만으로도 주주가치 제고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한편, 이 위원장은 최근 고(故) 한종희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 부문장 부회장의 유고 이후 노태문 모바일경험(MX) 사업부장을 DX 부문장 직무대행으로 선임한 데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이 위원장은 "고 한 부회장은 삼성뿐 아니라 우리 경제계에서 큰 역할을 한 분"이라며 "그분과 오랫동안 삼성전자 DX부문을 이끌어온 노 사장이 직무대행을 한다는 것은 조직의 안정성 측면에서 가장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능력과 리더십에서 모두 좋은 평가를 받고 인정받는 분이기 때문에 이 위기 상황을 잘 극복해 낼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kji0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