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현지시간) 미국 교육부장관에 지명된 린다 맥마흔(76)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과 20년 지기인 프로레슬링계 거물이다.
린다는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중소기업청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트럼프 정권 인수팀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다. 그는 남편 빈스 맥마흔(79)과 함께 트럼프의 첫 대권과 두 차례 재선 도전을 물심양면 도왔다. 때문에 맥마흔 부부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파워 커플'로 꼽힌다.
맥마흔 부부는 1980년 월드레슬링엔터테인먼트(WWE)를 설립했다. 오락 요소를 도입해 레슬링이 세계적인 인기를 얻게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린다와 빈스는 어머니들이 같은 직장에서 일한 인연으로 10대 시절부터 친구로 지내다 1966년 결혼해 슬하에 두 자녀를 뒀다.
트럼프도 부부와의 친분을 계기로 프로레슬링 팬이 됐다고 알려졌다. 당시 사업가로서 WWE 업계를 후원하기도 한 트럼프는 그 공로로 2013년 WWE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렸다. 2007년 트럼프와 빈스가 각자 레슬러를 지정해 대리전을 펼친 '억만장자 대결'은 지금까지 회자된다. 당시 트럼프가 내세운 레슬러가 승리해 빈스는 링 위에서 트럼프로부터 삭발을 당하는 벌칙을 받았다.
린다는 WWE 최고경영자(CEO) 자리에서 물러난 후 정계 입문을 꿈꿨다. WWE 본사가 있는 코네티컷에서 2010·2012년 두 차례 상원의원에 출마했지만 고배를 마셨다. 그러던 2016년 맥마흔 부부는 대선에 출마한 트럼프를 후원하며 트럼프와 더욱 가까워졌다. 첫 대선 승리 후 트럼프가 린다를 중소기업청장에 지명하자, 민주당 내에서도 린다에 대해 "재능있고 경험이 풍부한 사업가"란 호평이 나왔다.
린다는 당시 임기 내내 별다른 스캔들이나 논란에 휩싸이지 않았고, 트럼프와 마찰 없이 좋은 관계를 유지했다. 트럼프는 린다가 2019년 행정부를 떠날 때 "그녀는 슈퍼스타였다"며 "그녀가 좋은 사람인 줄 알았지만, 이렇게 좋은 사람인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이후 린다는 트럼프 재선을 위한 선거 자금을 모았다. 지난 6일 트럼프가 플로리다에서 승리 선언을 할 때 트럼프 가족과 함께 무대에 올라 자타공인 최측근임을 입증했다. 그는 현재 미 정가에서 가장 주목받는 친(親)트럼프 싱크탱크인 미우선주의정책연구소(AFPI)의 이사회 의장도 맡고 있다.
중소기업청장을 지낸 린다의 경력을 고려해 그는 당초 상무장관 지명이 전망됐다. 그러나 경쟁이 치열했던 이 자리를 하워드 러트닉 인수팀 공동위원장이 차지하면서 교육부 장관 자리를 줬다는 해석이 나온다.
트럼프는 린다를 지명하며 "그가 미국을 세계 최고의 교육 국가로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뉴욕타임스(NYT)는 "린다의 교육 관련 경력은 2009년 1년간 코네티컷 교육위원회에서 일한 것이 전부"라며 "전통적인 인선의 틀에서 크게 벗어났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선 린다가 '미국의 마지막 교육부 장관'이 될 수 있단 관측도 나온다. 트럼프가 이번 대선 과정에서 연방 교육부 폐지를 공약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