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저널]이종호 기자= 30일 오전 10시 20분께 HD현대중공업 경비대와 관리자들이 파업 집회 중인 노동자들을 집단 폭행해 수십 명이 다치고 병원으로 이송됐다.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에 따르면 오전 9시 30분부터 파업에 돌입한 노동자들이 그늘막을 설치하려고 하자 사측이 1000명에 달하는 경비대와 관리자를 이끌고 날라차기, 주먹질 등 폭행을 시작했다.
사측의 폭행으로 수십 명이 다쳐 병원으로 옮겼다. 김동엽 현대중공업지부 사무국장은 얼굴이 찢어지고 코뼈가 골절됐다.
HD현대중공업 노사는 지난 5월 28일 상견례를 시작으로 올해 임금 단체교섭을 벌여왔다.
사측은 9월 5일 1차 제시안을 내놓았지만 노조는 수용하지 않고 9월 11일 파업에 들어갔다. 그날도 사측 경비대가 폭력을 행사해 노조는 9월 25일 폭력 사태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벌였다.
9월 25일 사측은 기본급 12만2500원 정액 인상(호봉급 3만5000원 포함), 영업이익률 1%당 50%로 성과금 지급 기준 변경, 격려금 400만 원, 상품권 30만 원 등 2차 제시안을 제출했지만 노조는 거부하고 9월 27일 단체교섭 잠정 중단을 선언했다.
10월 들어 노사 대립은 더 심해졌다. 사측이 드론으로 파업 노동자들을 촬영해 10월 7일 노조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10월 10일 또 다시 경비대 폭력으로 파업 노동자들이 부상당하고 병원에 입원했다.
16일에는 현대중공업지부와 현대미포조선지부가 처음으로 합동 파업 집회를 열었다. 22일부터 25일까지는 조선소 곳곳에서 연속 7시간 물류-거점 파업을 이어갔고, 중단됐던 교섭이 재개됐다.
26일 토요일 오전 10시 20분께 2도크 3338호선 메탄올 탱크 안에서 배관 작업을 하던 노동자가 바닥에 웅크린 채 발견돼 병원으로 옮겼으나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2월 초 해양 훼난도 프로젝트 공사 중 발생한 중대재해 이후 8개월 만에 일어난 중대성 재해 사고였다.
노조는 작업 장소가 밀폐된 장소였고, 하루 전 아르곤 용접을 한 뒤 배관 고무 작업을 위해 현장에 들어갔다가 배관 파이프 엽에서 웅크린 채 발견된 것으로 보아 잔류 가스에 의한 질식으로 추정했다.
노조 중앙쟁의대책위원회는 사망 노동자를 추모 중이지만 29일부터 1일까지 4일 연속 7시간 파업을 진행하기로 결정하고 파업을 이어가고 있다.
금속노조는 30일 성명을 발표하고 "민주노조가 쟁의행위를 이어가고 있는데 이에 조폭처럼 대응하는 현대중공업은 정상적인 기업이길 포기했다"며 "당국은 이번 현대중공업 폭력 행위를 엄정 조사하고 처벌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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