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키스탄 카라치의 한 카페 ‘사타르 벅시(Sattar Buksh)’가 글로벌 커피 대기업 스타벅스와 벌인 상표권 분쟁에서 최종 승리를 거둔 것으로 전해졌다. 스타벅스의 상징과 유사한 로고 디자인을 사용해 논란이 일었지만, 법원은 “패러디이자 파키스탄 문화의 표현”이라는 카페 측의 주장을 인정했다. 이에 따라 사타르 벅시는 영업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14일(현지시간) CNN-뉴스18 등에 따르면 사타르 벅시는 독특한 브랜딩으로 국제적 주목을 받고 있다. 카페의 로고는 초록색 원형 안에 물결 무늬와 콧수염 난 남성이 그려진 형태로, 스타벅스의 인어 로고를 떠올리게 한다. 이 로고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입소문을 타며 화제를 모았고, 결국 스타벅스와의 법정 다툼으로 이어졌다.
사타르 벅시는 2013년 리즈완 아흐마드와 아드난 유수프가 카라치에서 연 카페로, 유머와 파키스탄 문화를 전면에 내세웠다. 인어 대신 콧수염 난 남성을 로고에 넣은 것도 같은 맥락이었다.
그러나 당시 스타벅스는 파키스탄에 매장을 열지 않은 상태였다. 이에 사타르 벅시 카페의 이름과 로고가 소비자 혼란을 일으키고 자사 브랜드 가치를 훼손할 위험이 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그러나 창업자들은 “사타르 벅시는 단순 모방이 아닌 패러디”라며 강하게 맞섰다. ‘사타르’는 파키스탄에서 흔한 남성 이름이고, ‘벅시’는 우르두어로 ‘베푸는 사람’, ‘섬기는 자’를 뜻한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나아가 “500년 전 아랍 문헌에도 이 이름이 기록돼 있다”며 역사적 정당성까지 제시했다.

메뉴에도 창업자의 유머 감각은 녹아 있다. 윗빵을 아예 올리지 않고 내놓는 ‘베샤람 버거’, 인도와 파키스탄의 국경선을 피자 토핑으로 표현한 ‘LOC 피자’ 등이 대표적이다.
스타벅스 측은 “소비자 혼동을 초래할 수 있다”며 파키스탄 상표법 위반을 주장했지만, 사타르 벅시는 “디자인·글꼴·색상·메뉴에서 명확히 구분된다”고 반박했다. 특히 “소비자를 오도할 의도가 없었고, 파키스탄의 문화적 정체성을 표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분쟁이 이어지는 동안 사타르 벅시는 로고를 일부 수정하고 ‘스타벅스와 무관하다’는 안내문을 추가하는 등 조치를 취했다. 결국 법원은 이들의 손을 들어주며 영업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고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