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보이지 않는 돈의 지도책
다리우시 보이치크 외 지음 제임스 체셔 외 그림 | 윤종은 옮김
윌북 | 232쪽 | 3만3000원
금융이나 경제. 중요하다는 건 알지만 이 말만으로도 머리가 지끈해지는 사람들이 많다. 여기에 숫자가 나열되고 알 듯 모를 듯한 용어까지 더해진다면. 세계적인 지리정보 전문학자들과 옥스퍼드대 연구진이 함께 만든 <눈에 보이지 않는 돈의 지도책>은 돈의 흐름을 둘러싼 역사와 뒷이야기, 시스템을 한눈에 보고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이다. 복잡한 금융의 세계를 직관적으로 들여다보는 데 사용된 것은 가독성 높은 지도와 인포그래픽이다.
핀테크는 금융혁신에 새바람을 일으키며 세계 비즈니스 방식을 바꾸고 있다. 언뜻 생각하면 핀테크 기업의 성장은 금융 중심지에서 일어나리라 생각하겠지만 첨단 기술이 발달한 IT 클러스터에서도 그 성장세가 활발하다. 책에서 그래픽으로 소개한 핀테크 투자 현황을 보면 샌프란시스코와 항저우가 세계 최대 금융 중심지로 꼽히던 런던과 뉴욕을 앞질렀다. 스톡홀름과 시드니, 도쿄는 전통적 금융 중심지에서 핀테크 투자까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서울은 핀테크 성장세가 아직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난다.
나라별 금융 이해도도 한눈에 볼 수 있다. 예상하듯 선진국으로 분류되는 북유럽은 금융 이해율이 세계 최고 수준이고 그만큼 인간개발지수도 높다.
흥미로운 점은 중국이나 태국, 인도, 인도네시아, 튀르키예,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권 국가들은 보츠와나, 튀니지, 가봉, 케냐, 짐바브웨 등 아프리카권 국가들에 비해 금융 이해율이 많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아시아권 국가들의 인간개발지수가 높고 경제력이 앞섬에도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아프리카는 아시아권에 비해 금융교육 프로그램을 더 일찍, 널리 시행했고, 생활 속에 침투한 디지털 금융서비스가 더 발달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텍스트로만 접하는 것에 비해 그래픽을 통해 받아들임으로써 자연스럽게 체화할 수 있는 금융 정보가 가득 실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