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진원 '캐릭터 라이선싱 페어 2025'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올해 국내 최대 규모로 열린 '라이선싱 콘'에서 차우진 엔터문화연구소 TMI.FM 대표가 현재 K팝은 "슈퍼팬 사업 모델"이라고 밝혔다.
17일 서울 강남구 삼섬동에 위치한 코엑스에서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콘텐츠진흥원과 코엑스가 공동 주관하는 '캐릭터 라이선싱 페어 2025'가 열렸다.

이번 라이선싱 콘은 국내 최대 규모의 콘텐츠 지식재산 비즈니스 콘퍼런스로, 올해는 '넓히다: 콘텐츠 IP'를 주제로 6개국의 연사가 참여해 콘텐츠 지식재산의 산업 확장 전략을 공유하고 넓히는 장으로 마련됐다. 음악 분야에서는 엔터문화연구소 TMI.FM 차우진 대표와 '블랙핑크 더 게임'을 제작한 테이크원컴퍼니의 이호동 IP사업본부 이사가 'K팝 IP 비즈니스'에 대해 발표했다.
먼저 차우진 대표는 'K팝의 IP사업은 무엇이고 왜 중요할까'에 대한 발표에 나섰다. 차 대표는 "K팝을 하나의 '장르'라고 이야기하는데, 저는 K팝을 장르로 정의하는 입장은 아니다. IP 관점에서 K팝을 보면 비즈니스 모델로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업모델로 K팝이라는 패키지를 정의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K팝은 '슈퍼팬 사업 모델'이라고 본다. 음악 사업의 수익구조는 20세기 뮤지션이 작곡한 음악을 음반이라는 제품으로 제작해 판매하는 것이었다. 음반을 팔기 위해 뮤직비디오를 찍거나 콘서트를 하는 마케팅 활동이 있었다. 이는 미디어 환경, 트렌드, 세대에 따라 계속해서 변화했다. 우리가 주목하고 있는 것은 마케팅 활동의 변화인데 사업의 본질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문제는 21세기 디지털이 나온 후에 나왔다"고 말했다.
실제 2000년대까지는 모든 가수들의 수익은 '음반'과 '콘서트'로 직결됐다. 그리고 온라인에서 스트리밍할 수 있는 '음원'이 개발되면서 수익 구조에도 변화가 생겼다.

이 부분에 대해 차 대표는 "아티스트가 음악을 만드는 건 변하지 않았다. 그 음악을 제품으로 만들어야 하는 구조는 똑같지만, 제품으로 바뀔 때 음반이 아니라 음원으로 바뀌었다. 음원이라는 것은 디지털화 된 것이기 때문에 음반 단가보다 제작 비용이 명확하게 잡혀 있지 않았다. 디지털 제품에 대한 가격을 매기는 게 어려웠다. 그게 2000년부터 현재까지 이어져 오고 있는 가진 문제이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21세기에는 제품과 사업이 분리됐다. 미국의 경우 2005~2008년 사이에 디지털 산업으로 전환이 됐다. 음원을 만들고 많이 팔리고 유명해지는데 수익성이 떨어져 이걸 콘서트로 해결했다. 콘서트는 음반을 팔기 위한 마케팅 사업인데, 음반 판매량이 줄어들자 콘서트 티켓은 계속해서 상승했고, 현재 정점에 다달았다고 보고 있다. 그 사이 K팝은 음반을 계속해서 판매하는 방식으로 나갔다. 앨범에 포토카드를 넣거나 포토북 형태로 바꾸거나, 기념품처럼 만들기 시작했다. 현재는 팬 이벤트를 위한 티켓 역할을 하고 있다"고 짚었다.
특히 차우진 대표는 K팝은 '슈퍼팬 사업 모델'이라는 부분에 대해 팬덤의 변화를 꼽았다. 그는 "예전에는 아티스트가 먼저 데뷔하면 팬덤이 생겼는데 2025년 기준으로 보면 팬덤이 먼저 생기고 있다. 팬덤을 먼저 만드는 것이 중요해졌고, 그를 기반으로 마케팅과 브랜등을 하고 아티스트의 IP가 데뷔를 하는 구조로 바뀌었다. 이게 익숙해진 것은 오디션 프로그램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현 시점에서 K팝은 아티스트들이 작곡, 작사에 참여하기도 하지만 여전히 외국 작곡가들이 만든 곡을 수입해 온다. 그는 "K팝의 한국 모델은 웨스턴 팝을 수입해 K엔터테인먼트로 가공해 글로벌로 수출하는 구조"라고 운을 뗐다.
이어 "SM엔터테인먼트가 이 구조로 K팝의 산업 구조를 만들었다. 유럽에서 곡을 사고 한국에서 관련 포맷을 재가공해 판매하는 구조였다. 음악 IP는 웨스턴 팝을 수입해 엔터테인먼트에서 재가공하고 글로벌로 수출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음원의 IP가 분산돼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음악 IP를 가지고 비즈니스를 하는 게 매우 어렵다. K팝에서 IP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려면 아티스트와 음악 IP를 같이 만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음악 권리를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가 남아 있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차우진 대표는 "K팝은 아티스트 IP보다 음악 IP가 높다. IP 비즈니스는 자본 구조로 돌아가는 곳이기 때문에 이 구조 안에서 어떤 식으로 이 권리를 획득하고, 이걸 자산화해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할 것인가가 앞으로의 중요한 이슈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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