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프롭테크 기업들이 빠르게 성장 중인 동남아시아 시장을 새로운 기회로 삼아 글로벌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부동산 산업의 디지털 전환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현지 시장 공략에 나서며 주목받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직방, 알스퀘어, 오늘의집은 동남아 시장으로 사업을 확대하는 중이다.
직방은 말레이시아, 베트남, 태국, 싱가포르 등 동남아 국가를 거점으로 글로벌 진출에 힘을 싣고 있다. 주요 BM은 기업간거래(B2B) 스마트홈 솔루션이다. 지난해 7월에는 베트남 신규 공급 계약을 수주했다. 올해 상반기 내로는 1월 출시한 AI 탑재 스마트 도어락 헤이븐을 동남아 시장에도 선보일 예정이다.
이같은 행보는 동남아시아가 도시화·중산층 확대·젊은 인구 증가 등으로 스마트홈 기술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신축 아파트 단지의 급증과 맞물려 스마트홈 IoT 수요가 크다. 실제 글로벌 시장 조사 기관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동남아의 스마트홈 시장은 2029년 38억달러(약 5조4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집계됐다.
현지화 전략도 시행 중이다. 일부 동남아 국가의 현지 주거 구조를 반영, 철창 게이트 도어와 일반 현관문이 함께 있는 이중 출입 구조에 맞춰 두 개의 도어락을 하나의 앱으로 제어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향후 다국어 사용자환경·경험(UI·UX) 강화, 문화 맞춤형 사용성 개선, 데이터 기반 유지보수 통합 서비스 제공 등 솔루션 중심 수출을 확대할 계획이다.
알스퀘어는 지난해 11월부터 베트남과 싱가포르를 중심으로 상업용 부동산 데이터 사업을 확장 중이다. 공공 데이터와 자체 전수조사 데이터를 결합, 부동산 중개 서비스로 시작해 비즈니스 영역을 자산관리·인테리어 등으로 확장했다.
베트남 진출 기업 맞춤형 컨설팅 서비스도 론칭했다. 공장·물류센터·사택 등에 맞는 부동산을 추천한다. 향후 동남아 시장에서 축적한 데이터를 반영해 알스퀘어 애널리틱스, 데이터허브, 홈닷ERP 등 자체 솔루션을 고도화하고 글로벌로 판매 채널을 확장할 계획이다.
오늘의집은 2022년 7월 인도네시아에서 한국 오늘의집의 초창기 모델과 유사한 인테리어 콘텐츠, 커뮤니티 플랫폼 서비스 'Ohouse'를 론칭했다. 이를 통해 이용자를 모으고, 인테리어 커머스 서비스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향후 동남아 국가들의 소득이 높아지며 인접국가에도 유사한 전략을 펼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프롭테크가 동남아로 진출하는 이유는 도시화의 가속, 중산층의 성장, 디지털 기술 접근성 향상 등으로 시장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아직 전통적이고 비효율적인 부동산 관리 방식이 많아, 데이터 기반 관리, 스마트홈 등 혁신 서비스 도입 여지도 크다.
프롭테크 업계 관계자는 “동남아는 아직 디지털화되지 않은 부동산 영역이 많아 한국의 기술과 플랫폼 경험이 경쟁력이 될 수 있다”며 “현지 맞춤 서비스와 데이터 기반 솔루션으로 시장 주도권을 확보한다면 향후 북미와 유럽 등 더 큰 시장으로의 확장도 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손지혜 기자 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