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장으로 맞은 첫봄, 박민우의 한 마디 “가슴 속 뚜렷한 목표 하나씩 세우길”

2025-02-21

NC는 2012년 창단부터 줄곧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에 스프링캠프를 차렸다. 원년 멤버 박민우(32)가 봄마다 투손을 찾은 지도 이미 10년이 넘었다. 누구보다 익숙한 곳이지만, 올해는 느낌이 달랐다. 주장으로 캠프를 치렀다. 지난 시즌을 포함해 2차례 임시 주장을 맡은 적은 있지만, 주장으로 새해를 맞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감독 이호준’과 함께 한 봄 전지훈련도 이번이 처음이다.

이호준 감독 부임 첫해, NC는 어느 때보다 강도 높은 훈련을 소화했다. 21일 선수단과 함께 인천공항으로 입국한 박민우는 “고참들은 알아서 컨디션 올릴 수 있도록 감독님이 배려를 해주셨는데, 어린 선수들은 정말 훈련량이 많았다. 오후 6시가 저녁 식사 시간인데, 5시45분이 다 돼서 숙소에 들어왔다. 저녁 먹고 씻고 바로 야간 운동 나가고 그런 일정이 계속 이어졌다”고 투손 캠프를 설명했다.

연차 낮고, 나이 어릴 때 집중적인 훈련으로 기량을 끌어 올리는 게 특히 중요하다고 대부분 야구인이 말한다. 감독도 주장도 생각이 다르지 않다. 박민우는 “저희 팀은 특히 어린 선수가 많다. 감독님 방향성도 확실하셨다. 어릴 때는 훈련량을 많이 가져가서 기량 발전을 하는 게 맞다고 본다. 훈련량이 정말 엄청났다”고 말했다.

강도 높은 훈련에도 누구 하나 지치지 않았다. 이 감독은 부임 직후부터 2군 선수에게 최대한 많은 기회를 주겠다고 했다. 기회를 얻기 위해 갖춰야 할 건 실력이고, 실력을 키우는 데 필요한 건 결국 훈련이다. 동기부여가 확실하니 자연히 의욕이 붙고, 분위기도 좋아진다. 박민우는 “그냥 하는 말이 아니라 진짜 분위기가 좋았다. 코치님들이 훈련 때마다 에너지를 많이 불어 넣어 주셨다. 어린 선수들은 또 거기 맞춰서 파이팅을 해줬고, 형들은 형들대로 분위기를 같이 만들어 갔다”고 설명했다.

박민우가 신인이던 시절 이 감독은 NC 주장이었다. 코치들도 대다수가 NC 창단을 함께했던 선배들이다. 옛 생각이 날 수밖에 없는 구성이다. 박민우는 “감독님이 지금 당장 NC도 중요하지만 앞으로 10년 뒤, 20년 뒤 어떤 팀으로 자리를 잡아갈 것인지 어떤 문화를 만들어야 할지에 대해서 정말 생각을 많이 하셨다. 제가 바라는 점과도 너무 많이 일치했다. 감독님, 코치님들하고 옛 추억도 회상하면서 얘기를 많이 했다”고 말했다..

추억을 좇다 보니 옛 기억이 생생했다. 신인 시절 박민우는 ‘독하게’ 훈련했다. 박민우는 “투손에 메인 구장이 4개 있고, 뒤편으로 보조 구장이 하나 있다. 선배들이 보조 구장을 ‘박민우 필드’라고 불렀다”고 당시를 돌이켰다. 당시 수비 코치였던 이동욱 전 감독과 온종일 ‘박민우 필드’에서 훈련하는 게 신인 박민우의 일과였다. 박민우는 “이동욱 감독님하고 거기서 정말 많이 울었다. 악에 받쳐서 울면서 훈련했다. 혼도 참 많이 났다. 지나고 나니 감독님 한분 한분이 다 생각난다”고 웃었다.

지금 후배들도 그때의 박민우 못지않게 투손에서 땀을 흘렸다. 다만 주장 박민우가 바라는 하나가 더 있다. 분명한 목표를 세우면 좋겠다는 거다. 박민우는 “후배들 손바닥 다 까지고, 피도 나고 하면서 훈련하는 거 보고 옛날 생각이 많이 났다. 그런데 한편으로 좀 걱정도 됐다. 각자 얼마나 뚜렷한 목표를 가졌는지는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라고 했다. 신인 시절 그는 ‘1군 주전’과 ‘신인왕’이라는 분명한 목표를 세웠다. 그래서 같은 훈련을 해도 ‘농도’가 달랐다. 결과도 따라왔다. 2013년 NC가 1군 진입한 첫해 타율 0.268을 기록했고, 이듬해 124안타에 타율 0.298 50도루를 기록했다. 물론 신인왕도 그의 차지였다.

빅민우는 “얼마나 목표가 뚜렷한지는 자기만 알 수가 있는 거다. 후배들 모두 그런 목표를 마음속에 품고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얼마나 열심히 훈련했는지 바로 옆에서 지켜봤기 때문에, 그런 기대가 더 간절하다. 땀 흘린 만큼 분명한 성과를 거두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박민우 역시 목표는 뚜렷하다. 지난해 9위까지 추락한 NC가 다시 가을 무대에 오르고 10개 구단 중 가장 마지막까지 야구를 하는 거다. 박민우는 “개인 목표는 몇 번 말했던 것처럼 도루를 좀 더 많이 하고 싶은 거다. 그래서 감량도 하고 생각도 많이 했다. 그것 말고는 팀 성적이다. 팬분들이 바라시는 것도 딱 하나 아니냐. 2025시즌 NC가 가을 축제 마지막 경기 주인공이 되는 걸 다들 바라실 거다. 저희 선수들 역시 마찬가지”라고 했다.

박민우는 이날 입국 후 선수단과 함께 곧장 대만행 비행기에 올랐다. NC는 다음 달 5일까지 대만 타이난에서 2차 캠프 일정을 소화한다. 대만프로야구(CPBL) 팀들과 8차례 연습경기를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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