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미네소타주의 한 차고 세일에서 구입한 한 그림이 네덜란드 거장 화가 빈센트 반 고흐의 미공개 초상화라는 전문가 분석 결과가 나왔다.
30일(현지시간) CNN 보도에 따르면 미술 연구 기관인 LMI 그룹 인터내셔널이 의뢰한 전문가들은 캔버스의 직조 방식, 물감의 색소, 기타 특징 등을 분석해 이 작품이 1889년 프랑스 남부 정신병원에 머물던 시기에 반 고흐가 그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검증은 4년간 진행됐다.
이 그림은 2016년 한 골동품 수집가가 차고 세일에서 50달러(약 7만원)도 안되는 금액으로 구매했다. 오른쪽 하단에는 'Elimar'라는 단어가 새겨져 있다. 크기는 45.7㎝ × 41.9㎝이다.
그림은 하얀 수염을 기른 어부가 파이프를 피우며 그물을 수선하는 모습을 담고 있다. 덴마크 화가 미카엘 앙케르의 그림을 반 고흐가 자신의 방식으로 재해석해 그렸다고 LMI는 분석했다.
이 작품이 진품이라면 최소 1500만달러(약 216억원) 이상의 가치를 지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진은 캔버스에서 머리카락 한 올을 발견해 분석했다. 머리카락은 남성의 것으로 판명되었지만 DNA가 심하게 손상되어 반 고흐의 후손과 대조하는 데는 실패했다.
현재 이 그림은 반 고흐 미술관의 공식 인증을 받지 못한 상태다. 이전 소유자가 2018년 12월 미술관에 작품 감정을 의뢰했으나 반 고흐의 그림으로 인정받지 못했다. 2019년 이 그림을 인수한 LMI는 자체 연구를 거쳐 반 고흐의 진품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LMI는 공식 발표에서 "미공개 반 고흐 작품이 발견되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또 반 고흐는 많은 작품을 분실했으며, 친구들에게 나눠주기도 했고, 자신의 습작들에 대해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반 고흐는 생애 동안 약 900점의 그림을 남겼다.
2020년 네덜란드 흐로닝언 대학병원 연구진은 반 고흐가 1888년 자신의 귀를 자른 사건 이후 알코올 금단 증상으로 인해 두 차례 정신병적 발작(섬망 상태)을 겪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반 고흐는 1890년 37세의 나이에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