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변하는 외부 환경에 맞춘 사업전략이 기업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실적·재무구조 개선뿐만 아니라 미래성장을 담보할 수 있는 전략, 그리고 이를 실행할 수 있는 인사가 핵심이다. 장기 불황 속에 생존경쟁은 필수 요소가 됐다. 산업 곳곳에서 지각변동을 예고한 가운데 FETV는 사업전략이 가르키는 방향을 살펴보고 이에 따른 ‘2025 인사’를 꿰뚫어본다. <편집자주>
[FETV=김선호 기자] 현대백화점이 2025년 정기인사와 함께 천호·신촌·미아점의 인력을 축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더현대 서울’의 성공을 바탕으로 올해 부산에 새로운 리테일 공간인 ‘커넥트현대’를 선보인 가운데 매출 부진 점포를 수술대에 올릴 것으로 분석된다.
30일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백화점그룹은 현대백화점의 점포 중 매출이 부진한 곳을 중심으로 인력 규모를 축소하는 인사를 단행할 계획”이라며 “우선적으로 인력을 축소할 점포로 현대백화점 천호·신촌·미아점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현대백화점그룹은 2022년 하반기 지주사 체제 전환을 발표하고 이를 위한 작업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다만 지주사 역할을 맡았던 계열사 현대백화점의 인적 분할이 임시주총에서 부결됨에 따라 지주사 전환에 소요되는 기간이 길어졌다.
초기 현대백화점그룹은 현대백화점과 현대그린푸드를 각각 인적 분할해 두 개의 지주사를 세우는 도안을 그렸다. 현대백화점의 인적 분할이 부결됐고 이에 따른 대안으로 현대지에프홀딩스 단일 지주사로 지분 구조를 정리하기로 했다.
지주사 전환과 이에 맞는 지배구조를 완성시켜야 했기 때문에 인사에는 큰 변동을 가하지 않았다. 실제 2023년 정기인사에서 계열사 대표를 전원 유임시켰다. 이때 현대백화점그룹은 “안정 기조 속에서 성장과 변화를 도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2023년에는 공개매수 현물출자에 따른 지분 추가 취득으로 주력 계열사 현대백화점과 현대그린푸드를 지주사 현대지에프홀딩스 자회사로 편입시키는 작업을 완료했다. 지주사 체제 전환의 기초 공사를 완료했고 현재 증손회사 현대바이오랜드 지분 정리만 남았다.
이 과정에서 2024년 정기인사 또한 ‘안정’에 무게를 뒀다. 현대백화점, 현대홈쇼핑, 현대L&C의 대표를 교체하긴 했지만 지난 2년 동안 계열사 대표를 모두 유임시켰다는 점을 감안하면 큰 폭의 변화는 아니었다.
그동안 현대백화점그룹이 택한 인사 기조는 ‘안정 속 변화’다. 다만 보다 수익성을 강화하기 위한 계열사별 조치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배구조 변경에 따른 자금 수요가 증가하고 있고 신규 투자도 예정된 상태다.
특히 올해 상반기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현대백화점은 2021년부터 2025년까지 현대시티아울렛 청주점에 180억원, 2022년부터 2027년까지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부산점에 7208억원, 2024년부터 2027년까지 더현대 광주에 1조1678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다만 현대백화점의 2024년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8% 감소한 1조9755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1117억원으로 16.3% 감소했다. 부문별로 보면 면세점(현대면세점)과 제조업(지누스)부문의 적자가 수익성을 약화시켰다.
현대백화점으로서는 더현대 서울의 성공과 커넥트현대 부산의 성장을 기대하고 있지만 보다 비용을 통제해 현금 창출력을 높일 필요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우선적으로 천호·신촌·미아점의 인력을 축소한 후 경쟁력을 다시 제고시킬 방안을 모색해나가는 전략이다.
다만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인사 시기, 내용에 대해서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