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민연금 700만 번째 수급자로 선정된 박 모 씨는 세 번째 아이를 낳으면서 18개월의 출산 크레딧 혜택을 받았다. 크레딧 제도는 국민연금 가입 기간을 추가로 인정해주는 것이다. 현재 둘째 자녀에게는 12개월, 셋째는 18개월을 준다. 이 때문에 그가 받는 월 급여액은 85만 3000원에서 90만 원으로 5% 넘게 늘었다. 국민연금공단의 관계자는 “가입 기간 연장의 효과는 저소득 계층일수록 더 크게 나타난다”며 “국민연금에는 재분배 장치가 내재돼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연금 수급자들의 실질적인 노후 소득 보장성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출산이나 군 복무 등 사회적 기여에 대한 크레딧을 늘려 취약 계층 지원을 확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비교적 적은 재원으로 소득 보장 확대라는 목적을 달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27일 보건복지부와 연금공단에 따르면 정부는 출산으로 인한 소득 공백을 보상하자는 취지를 살리고 출산을 유도하기 위해 첫째 아이부터 크레딧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50개월인 상한선을 없애는 방향도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 복무 크레딧 역시 지금은 6개월이 지원되지만 복무 기간 전체를 인정하는 방향을 추진 중이다. 저소득 가입자에 대한 보험료 지원 대상과 기간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현재 정치권에서는 여야 모두 크레딧 제도를 확대하자는 데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크레딧과 같이 정말 필요한 분들께 재정 지원을 집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야권에서도 출산 및 군 복무 크레딧과 지역 가입자 지원을 확대하자는 법안을 다수 발의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정부의 관계자도 “크레딧을 늘리고 저소득층과 지역 가입자에 대한 지원을 확대해 사각지대를 줄여나가겠다는 게 정책 방향”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