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출제위원장이 정부의 사교육 경감 대책에 따라 초고난도 문항(킬러문항), 중고난도 문항(준킬러문항)까지 출제를 배제했다고 밝혔다. 의대 증원으로 늘어난 N수생 등에 대해서도 면밀히 분석해 출제에 참고했다.
“킬러, 준킬러 모두 배제”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14일 오전 8시 40분부터 전국 85개 시험지구, 1282개 시험장에서 일제히 시작됐다. 일반 수험생은 오후 5시 45분까지, 시험 편의 제공 수험생들은 오후 9시 48분에 마치게 된다. 이번 시험 수험생은 52만2670명, 이 중 재학생은 34만777명, 졸업생 등은 18만1893명이다.
평가원은 출제 경향에 대해 “소위 킬러문항을 배제했으며 공교육 과정에서 다루는 내용만으로도 변별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적정 난이도 문항 출제했다”고 했다. 최중철 수능출제위원장(동국대 교수)는 “고등학교 교육의 정상화에 도움이 되도록 교육과정의 핵심적이고 기본적인 내용을 중심으로 출제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수능은 최고난도의 킬러문항을 없애는 대신 준킬러문항이 많아 체감 난이도가 높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대해 최 위원장은 “킬러문항을 완전히 배제하려고 노력했으며 독립적으로 구성된 수능출제점검위원회의 확인을 받아서 준킬러문항도 충분히 걸러졌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학교 교육을 충실히 받았다면 사교육 없이도 풀 수 있는 수준으로 맞췄다”고 설명했다.
올해 수능은 의대 증원 이후 치러지는 첫 시험이라 N수생이 몰렸던 만큼 이들을 고려한 출제가 이뤄졌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따르면 올해 수능에 응시하는 N수생은 졸업생 기준으로 16만 1784명(31%)이다. 비율로는 지난해 대비 0.7%포인트 하락했지만, 지원자 수 자체는 2004학년도(18만 4317명) 이후 가장 많았다.
최 위원장은 “6월과 9월에 모의평가 난이도에 차이가 많이 컸는데, 두 모의고사의 응시집단 특성, 수능 원서 접수 상황을 면밀하게 분석해 출제했다”고 말했다. 올해 평가원이 실시한 두 번의 모의평가는 6월엔 어렵게, 9월엔 어렵게 출제돼 널뛰기 난이도라는 비판이 나왔다. 9월 모의평가 전 영역 만점자는 총 63명으로 6월의 6명보다 10배 이상 많았고, 절대평가인 영어 1등급(90점 이상) 비율은 6월 1.47%에서 9월 10.94%로 급증했다.
다만 두 모의고사 중 어느 쪽에 더 가까운지를 묻는 질문에는“N수생 실력이 어떤지는 정확히 알 수 없기 때문에 구체적으로는 말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EBS 체감 연계율 높였다”
EBS 연계율은 올해도 과목별 문항 수 기준으로 50% 수준에서 출제됐다. 최 위원장은 “연계 체감도를 높이기 위해 가급적이면 (연계 교재에 나온) 그래프나 자료 같은 것들을 직접적으로 사용해서 학생들이 딱 보면, 문제를 보면 ‘EBS에서 내가 풀어 봤던 것’이라고 알 수 있게 했다”고 말했다.
선택과목별 유불리를 없애기 위한 노력도 이뤄졌다. 선택과목이 도입되면서 과목 선택에 따라 표준점수가 달라지기 때문에 수험생 사이에서는 유불리에 대한 우려가 컸다. 하지만 지난해 수능에서는 국어와 수학의 표준점수 최고점의 격차가 2점으로 전년도 수능(11점)에 비해 대폭 줄었다. 반면 탐구영역에서는 지난 9월 모의평가 당시 물리 Ⅰ 과목에서 2등급이 아예 사라지는 등 유불리 현상이 두드러졌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대해 최 위원장은 “6월과 9월 모의고사를 통해서 파악된 응시 집단 특성과 변화 이것들을 적절히 반영해서 선택 과목 간 유불리를 최소화하기 위해서 노력했다”고 답했다. 또 “국어와 수학에 대해서는 공통 과목에 대한 점수를 활용해서 선택 과목에 대한 (표준)점수를 조정하는 산출 (보정) 방식을 쓰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