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주 소각 논의에 고자사주株 급등…무상증자도 잇따라

2025-07-15

국회에서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포함한 상법 개정 논의가 본격화되자 자사주 비율이 높은 종목들을 중심으로 주가가 들썩이고 있다. 일부 기업들은 무상증자에 나서며 기대 심리를 키우고 있다.

15일 국회에 따르면 이달(7월) 들어 여야 의원들이 발의한 상법 일부개정법률안은 총 8건에 달한다. △자사주 소각 의무화 △주주제안권 특례 도입 △특별배임죄 삭제 △기업 이사 충실 의무 대상 회사 및 주주로 확대 등 기업 경영 자율성과 주주권 보호 간 균형을 맞추기 위한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자사주 소각 의무화 법안은 더불어민주당 김남근 의원이 지난 9일 대표 발의한 데 이어, 전날 조국혁신당 차규근 의원이 후속 발의를 내놓으면서 국회 논의에 속도가 붙었다. 여당은 이 법안을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인 '코스피 5000시대' 실현을 위한 핵심 과제로 삼고 있다.

국내 기업들은 그동안 소각 의무가 없는 자사주를 활용해 대주주나 경영진이 적은 지분으로도 경영권을 유지하거나 강화해왔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에 따라 자사주 비중 확대는 기업가치가 실제보다 낮게 평가되는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됐고, 자사주 소각 의무화 논의는 정책적 쟁점으로 떠올랐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자사주 보유 비율이 높은 대표 기업으로는 △신영증권(52.58%) △인포바인(50.58%) △일성아이에스(48.7%) △조광피혁(46.57%) △매커스(46.23%) △텔코웨어(44.11%) △부국증권(42.73%) 등이 꼽힌다.

자사주 소각 의무화 추진 소식이 알려진 이후 이들 종목의 주가는 급등세를 보였다. 자사주 소각 시 전체 주식 수가 줄어들어 주당 가치가 상승할 것이란 기대가 반영된 결과다. 이달 1일부터 15일까지 인포바인은 4만2700원에서 약 6만9000원대로 61.6% 상승했으며, 부국증권(60%), 조광피혁(29.2%), 매커스(27.7%), 신영증권(23%) 등도 동반 강세를 기록했다.

이에 일부 기업들은 자사주 비율을 줄이기 위해 무상증자를 선택하고 있다. 무상증자는 이익잉여금이나 주식발행초과금 등 내부 유보금을 자본금으로 전환해 기존 주주에게 신주를 무상 배정하는 방식이다. 기업가치에 실질적인 변화는 없지만 전체 발행 주식 수가 늘어나면서 자사주 비율은 자동으로 낮아지는 구조다.

최근 현대바이오, 헥토파이낸셜, 셀트리온 등이 잇따라 무상증자를 발표하며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현대바이오는 1주당 1주 비율의 100% 무상증자를 결정해 내달 14일 신주가 상장될 예정이다. 헥토파이낸셜도 1주당 0.5주 비율, 셀트리온은 1 무상증자를 통해 내달 19일 신주를 상장한다. 셀트리온은 1주당 0.04주(4%) 비율로 무상증자를 실시하며, 오는 25일 신주가 상장된다.

박유민 기자 newmi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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