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수익률만 좇지 말고 본인 '투자성향' 파악이 먼저"

2024-11-08

“‘높은 수익률을 보장한다’는 금융회사만 좇으면 오히려 수익을 못 낼 수 있습니다. 스스로 상품을 선택해 적극적으로 운용하고 싶은지, 아니면 금융회사에 (퇴직연금) 운용을 전적으로 맡기는 것을 원하는지 본인의 성향을 먼저 파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심현정(사진) 우리금융경영연구소 금융혁신연구실 수석 연구원이 8일 서울 중구 우리금융경영연구소에서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하며 “‘본인의 성향 파악이 기본’이라는 투자 원칙은 퇴직연금 운용에도 적용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지난달 말부터 기존에 가입한 퇴직연금 상품을 그대로 다른 금융사로 ‘갈아타기’ 할 수 있는 퇴직연금 현물 이전 제도가 시행되면서 어떤 상품에 가입해야 하는지, 은행이 나은지 증권사에 가입하는 것이 좋은지 소비자들은 고민에 빠졌다. 퇴직연금 ‘대이동’의 시기에도 투자자는 휩쓸리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 심 수석의 조언인 셈이다.

심 연구원은 “퇴직연금을 어떻게 운용할지는 금융회사가 제공하는 상품이나 포트폴리오 안에서 결국 고객이 정하는 것이고 금융사의 역할은 고객이 원하는 방향에 따라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역할”이라며 “수익률만 강조하는 경향은 소비자를 오도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예컨대 증권사 퇴직연금 상품에 가입하는 경우 증시 상황 등 대내외 변수에 따라 수익률이 높을 수 있지만 반대로 손실을 입을 가능성도 감안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단기간의 수익률을 바탕으로 ‘좋은 퇴직연금 사업자’라고 판단하는 것을 주의해야 한다고 심 연구원은 강조했다.

은행은 증권사에 비해 수수료가 비교적 높은 반면 편의성이나 접근성 측면에서 강점을 가진다고 심 연구원은 설명했다. 그는 “소규모 증권사에서 거래하던 고객이 주거래 은행으로 옮겨 가입하면 틈틈이 은행 영업점에 들러 운용 상황을 확인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면서 “반대로 증권사의 경우 실적 배당형 상품(원리금 비보장형)이나 펀드·상장지수펀드(ETF) 상품들이 은행과 비교해 다양한 만큼 공격적인 투자를 원하는 가입자에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심 수석은 갈아타기를 고려하기 전 이전하고자 하는 사업자가 내가 보유한 상품을 동일하게 취급하고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절차가 필수라고 강조했다. 확정급여형(DB), 확정기여형(DC), 개인형 퇴직연금(IRP) 가운데 같은 유형의 퇴직연금 제도로만 갈아타기가 가능하다. 심 연구원은 “퇴직연금 실물 이전 제도 시행으로 소비자의 선택권이 강화되고 금융회사 간 경쟁이 촉진돼 수익률 개선, 유지 관리 프로그램 강화, 수수료 인하 등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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