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환 통한의 대역전패, 올해도 농심배는 신진서만 남았다

2025-02-19

올해 농심배도 신진서만 바라보게 됐다. 박정환이 통한의 대역전패를 당했다.

19일 중국 상하이 그랜드센트럴호텔에서 열린 제26회 농심 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 12국에서 박정환(32) 9단이 중국 리쉬안하오(30) 9단에 252수 만에 흑 불계패했다.

믿기 어려운 대역전패였다. 박정환은 초반부터 리쉬안하오를 몰아붙였고 중반까지도 크게 앞섰다. 종반을 앞둔 시점, AI 승률 그래프는 ‘박정환 99% 유리’를 가리키고 있었다. 이대로만 끝나면 박정환의 명국이었다. 신진서 시대가 열리기 전 한국 바둑을 평정했던 2010년대 후반의 박정환을 보는 것 같았다. 행마는 간결했고, 공격은 날카로웠으며, 형세 판단은 냉철했다. 그 시점까지 박정환은 한 번도 불리한 적이 없었다.

리쉬안하오도 이대로 물러설 수 없었다. 승부수를 던졌다. 좌하귀 흑 진영에 뛰어들어 막판 뒤집기를 시도했다. 흑이 차지한 귀에서 백이 살면 역전을 기대할 수 있다는 계산이었겠으나 사실은 무리수였다. 상대의 어처구니없는 실수만 없으면 수가 안 나는 곳이었다. 그런데 바로 그 어처구니없는 실수가 박정환에게서 나왔다.

딱 한 수 삐끗했는데, 99% 유리했던 바둑이 95% 불리한 바둑으로 바뀌었다. 백은 좌하귀 흑진을 유린한 뒤 중앙으로 유유히 도망쳤다. 리쉬안하오의 흔들기가 통했다고 할 수도 있지만, 박정환에겐 딱 한 번의 착각이 뼈아팠다. 역전을 허용한 박정환이 주특기인 끝내기에서 추격을 시도했으나 리쉬안하오가 빈틈을 보이지 않았다.

이로써 한국은 신진서 한 명만 남았다. 박정환을 이긴 리쉬안하오와 지난해 삼성화재배 챔피언 딩하오를 모두 꺾어야 하지만, 지난해 농심배보다는 상황이 훨씬 낫다. 지난 대회에서 신진서는 홀로 중국과 일본 선수 6명을 격파하고 한국에 농심배를 선사했다. 신진서는 “현재 컨디션은 좋은 편”이라고 말했다.

농심배는 한·중·일 3개국에서 5명씩 출전해 최종 승자가 남을 때까지 연승 방식으로 승부를 내는 국가 대항전이다. 마지막 선수가 남은 나라가 우승 상금 5억원을 독식한다. 제한시간은 각 1시간, 1분 초읽기 1회가 주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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