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 산길서도 정찰·보급 가능"…군사용 로봇 뜬다

2025-11-09

8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국내 최대 로봇 박람회인 ‘로보월드’에 마련된 ‘국방 상용로봇 특별관’ 한 가운데 50㎏이 넘는 카키색의 단단한 몸체를 가진 사족보행 로봇이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 잡았다. 다부진 몸체 위에 각종 센서와 360도 열화상 카메라를 갖춘 로봇을 관람객들이 힘껏 밀었지만 사족보행 로봇은 곧바로 중심을 잡았다.

산업용이나 서비스 분야에 주력했던 국내 로봇 스타트업들이 최근 군사용 로봇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병역 자원이 줄어드는 상황에 국방부가 로봇을 대안으로 보면서 민간 로봇 기술을 국방 분야에 접목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히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군사용 로봇 시장이 부상하자 로보월드도 올해 처음으로 ‘국방 상용로봇 특별관’을 마련했다. 관람객들의 이목을 끈 사족보행 로봇 역시 국내 로봇 기업인 케이알엠(KRM)이 군용으로 만든 ‘비전 60’이다. 이 로봇은 다른 사족보행 로봇에 비해 많은 충격을 흡수할 수 있고 네 다리는 몸이 뒤집혀도 다시 균형을 잡아 이동이 가능하게 설계됐다. 비전 60은 IP67의 높은 방진·방수 등급을 갖췄고 화생방·열영상 센서를 추가하면 산악이나 비무장지대 등 험지에서도 정찰이나 오염 감지 임무까지 맡을 수 있다. KRM 관계자는 “폭우나 1m 물속에서도 30분간 운행이 가능할 정도로 어떤 환경에서도 로봇 정찰병으로서 임무 수행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사족보행 로봇 외에도 순찰·물류용 자율주행 로봇, 드론 연계 관제 시스템 등도 함께 전시됐다. 엘케이로보틱스가 선보인 실내용 순찰 로봇은 청소와 보안 순찰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다. 이 로봇은 해군·공군 시설에 이미 투입되고 있다. 이밖에도 도구공간, 신성델타테크 등 로봇 스타트업들이 장애물 극복 기술, 인공지능(AI) 솔루션 등 개별 기업의 특성을 내세운 바퀴형 자율주행 로봇을 선보이기도 했다.

기존 산업용 고하중 자율주행 로봇 기업들도 방산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삼현은 화력 지원·수송·분대 방어 등 다양한 임무 장착이 가능한 오픈 아키텍처 기반 확장형 유무인 복합체계 ‘호플론(HOPLON)’을 선보였다. 상단 모듈을 교체하면 임무가 전환되는 플랫폼형 구조가 특징이다. 삼현 관계자는 “현재는 산업용 자율주행 로봇이 중심이지만 방산 시장이 커지는 만큼 관련 품목을 늘려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방부는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의 실증 사업을 통해 필드로·엘케이로보틱스 등을 선정해 실제 부대 환경에서 로봇 운용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경계·보급·순찰 등 대체 가능한 병력 업무를 로봇에 맡기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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