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출산 쇼크가 강타한 중국에서 지난 한 해 동안 유치원 2만1100개가 문을 닫은 것으로 드러났다. 전문가들은 올해 다시 2만6000곳이 폐쇄될 것으로 전망했다.
홍콩 성도일보는 14일 후난성 창사현에서 12년째 운영 중인 추톈스지청(楚天世紀城) 유치원이 지난 1일 돌연 문을 닫았다고 보도했다. 광둥성 잉더시의 바이화(百花) 유치원은 6월 11일에 폐쇄됐다. 안후이서 류안시 위안구에서는 지난 5월 8일 사립 유치원 11곳이 운영 중단을 신청했다.
중국의 저출산이 이어지면서 유치원이 가장 먼저 충격을 받기 시작했다. 유치원을 20여년 동안 운영한 징야전(敬雅眞) 원장은 한때 교사와 직원 등 489명을 고용하며 연간 5000만 위안(약 96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최근 몇 년간 경영난에 빠져 약 2000만 위안(39억원)의 채무를 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미 유치원 체인 12곳을 폐쇄한 징 원장은 “이제 남은 4곳만 지킬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징 원장의 경험은 곧 최근 중국 저출산 쇼크의 축소판이다. 중국 교육부 공식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24년 전 중국 유치원 숫자는 25만 3300곳으로 집계됐다. 2023년과 비교해 2만 1100개 감소한 숫자다. 전문가들은 올해 2만6000곳이 사라질 것으로 예측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오는 2030년 중국의 유치원은 16만3700곳으로 감소할 전망이다. 해마다 1만5000여 곳이 문을 닫는다는 의미다. 저출산 쇼크는 초등학교 → 중학교 → 고등학교 → 대학교 순서로 폐교 쓰나미가 이어질 전망이다.
유치원 사업 경력 31년인 천린(陳琳) 씨는 “너무 힘들다. 내년까지 버티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천 씨는 유치원 3곳을 운영했지만, 원생모집이 안 되면서 현재 1곳만 남았다. 그는 “2020년, 2021년 만에도 원생 모집을 하지 않아도 학부모들이 찾아 왔다”라며 “하지만, 2023년 이후 급격히 원생이 사라졌다. 원생 60명이 졸업하고 지금은 20명만 남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유치원 업계 관계자는 출생률 저하와 빠른 노령화의 영향으로 유치원은 양로 서비스, 커뮤니티 센터 등 새로운 사업 모델 발굴이 시급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