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중앙] 어렸을 때 꿈꾸던 기자 생활 12년, 따뜻한 글 쓰고 싶어 작가로 변신했죠

2025-04-06

생성형 AI(인공지능)가 등장하면서 없어지는 직업이 있는가 하면, 새롭게 등장하는 직업도 생겨나고 있습니다. 지난 1월 세계경제포럼(WEF)은 '미래 직업 보고서'를 통해 2030년까지 전 세계의 일자리 22%가량에 변동이 생길 것이라고 발표했죠. 이 보고서에 따르면 인공지능 기술의 보편화와 인구·지정학적 변화로 향후 5년간 일자리 1억7000만 개가 새로 생기지만 9200만 개의 일자리는 사라질 것이라고 해요. 22개 산업 분야 1000여 개 기업 데이터를 토대로 작성된 이 보고서는 AI 기술 발전으로 빅데이터 활용, 사이버 보안 등 신규 정보기술(IT) 분야에서 역량을 발휘할 노동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내다보았지만, 단순 행정 및 계산 작업, 그래픽 디자이너 등의 직무는 고용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죠. 이러한 변화로 청소년들의 진로 고민은 더 깊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문미영 작가의 신작 『미래 직업을 알려드립니다』는 이런 진로 고민을 하는 준혁‧이나‧민우 세 친구의 이야기를 담고 있어요.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함께 어울리며 즐겁게 지낸 준혁‧이나‧민우에게 미래 직업을 알려 주고, 그 직업을 갖기 위한 방법까지 제공하는 ‘퓨처 잡 컴퍼니’라는 회사가 나타나죠. 고민을 덜기 위해 활용한 퓨처 잡 컴퍼니 때문에 오히려 불행해진 세 친구는 스스로 자신의 미래를 개척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꿈을 향해 쫓아가게 됩니다. ‘만약 내 미래를 스스로가 아닌, 남이 결정해 준다면 우리 삶은 어떻게 될까?’라는 질문으로 시작한 이 책은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을 통해 성장하는 어린이들의 모습을 보여주며 어린 나이부터 입시 경쟁에 시달리는 우리의 현실을 돌아보게 하죠. 『미래 직업을 알려드립니다』 주인공처럼 자신의 꿈을 향해 달려가는 김보경·이서윤 학생기자가 문미영 작가를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보경 신작 『미래 직업을 알려드립니다』는 어떤 내용인가요.

소년중앙 독자 여러분 또래 어린이인 준혁이와 이나, 민우가 퓨처 잡 컴퍼니라는 기업의 테스트를 통해 자신들이 미래에 어떤 직업을 갖게 되는지 알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책이에요. 컴퓨터가 분석해준 직업을 알게 된 후, 시스템이 정해준 대로 학습하며 자라나는 아이들이 스스로 자신의 미래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하면서 이야기가 펼쳐지죠. 아이들은 자신의 꿈을 찾는 과정에서 부모님을 설득하고 온몸으로 부딪히면서 성장하게 되고요.

서윤 집필 계기가 궁금합니다.

초등학생, 특히 다양한 직업에 대한 왕성한 호기심이 있는 친구들을 생각하고 쓴 책이에요. 미래에 대해 고민하는 아이들이 읽고 여러 생각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작업했죠. 저는 '유엔 미래 보고서'가 나올 때마다 읽는데, 시대가 바뀌면서 직업도 다양해지고, 이전에는 생각해보지 못했던 분야도 생겨났어요. 그런데 제 조카들이나 주변 아이들이 공부하는 모습을 보면 제 학창시절과 별반 다를 게 없더라고요. 세상은 이렇게 빠르게 변하는데 왜 아이들은 따라가지 못할까, 하는 고민으로 이 책을 집필하게 됐어요. 그리고 '미래의 나를 위해 달려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금 이 순간, 가족, 주변을 살피며 자라는 것도 중요하다'는 내용도 담기 위해 노력했죠.

보경 작업하면서 힘들었던 점이나 가장 기억 남는 부분이 있다면요.

저는 학창시절 때부터 글 쓰는 걸 워낙 좋아해서 글 쓰는 작업은 힘들지 않았어요. 글 쓰는 과정보다는 글 쓸 소재가 없을 때 정말 힘들죠. 그리고 책의 주된 내용을 다 쓰고 '작가의 말' 쓸 때가 오히려 어려웠어요. 작가의 말을 쓰면서, 아직도 성장 중인 제 주변의 친구들이 떠올랐거든요. 다 큰 어른도 책 속 준혁이나 민우처럼, 언제든 자신이 원하는 꿈을 꾸고 미래를 설계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보경 지금은 작가로 활동 중이신데, 작가님 어렸을 때 장래희망은 무엇이었나요.

저는 어렸을 때부터 기자가 꿈이었어요. 저 어릴 때는 여러분과 같은 학생기자가 없었거든요. 아마 있었으면 지원했을 거 같아요. 하하. 기자를 희망하게 된 계기는 선생님의 한마디였어요. 저는 어렸을 때부터 궁금한 것도, 호기심도 많은 아이였는데, 어느 날 선생님이 '미영이는 알고 싶은 것도 많고 말도 조리 있게 잘하니까 나중에 기자를 하면 잘할 것 같다'고 말씀해주셨어요. 그때부터 기자라는 직업을 동경하게 됐고, 되고 싶다는 바람이 컸어요. 그래서 기자가 되기 위해 노력했죠.

서윤 작가님의 작품 중 가장 재미있다고 생각하는 책을 꼽아주신다면요.

제가 작업했던 책 전부 재미있답니다. 하하. 『천장 나라 꿈 공장』은 제가 처음 썼던 동화라서 기억에 남고 『행복 빌라의 작은 이웃들』은 제가 겪었던 일을 쓴 책이라 애착이 가요. 그 외에 『우리에게도 인권이 있을까?』 『우리 모두가 주인이에요』 등의 책도 아낀답니다. 여러분과 같은 초등학생이라면 공감할 수 있고 흥미로운 책들이니 꼭 한 번 읽어보세요.

보경 작가가 된 계기와 작가로 활동하면서 가장 뿌듯했던 순간이 궁금해요.

동화작가가 된 계기는 따뜻한 글, 온기가 있는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 때문이었어요. 20대부터 12년간 취재 기자 생활을 하면서 글이 사람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힘들게 할 수 있다는 걸 깨닫고, 고민이 많아졌어요. 글 쓰는 게 좋지만, 기사는 양날의 칼 같아서 누군가를 상처 낼 수 있고 저 역시 상처 입을 때도 있었거든요. 그래서 누구도 상처받지 않는 글을 쓰고 싶다는 마음으로 동화를 읽고 쓰기 시작했죠. 작가로 활동하면서 가장 뿌듯했던 순간은 아까 여러분이 말해준 것처럼 제 책을 재미있게 읽었다는 독자를 만날 때랍니다. 제가 쓴 책을 읽고 ‘재미있었다’는 그 말 한마디를 들으면 온몸에 뿌듯함이 차올라요.

서윤 이야기 소재는 어떻게 찾나요. 작업은 어떻게 진행되는지도 알려주세요.

우리 집 강아지와 아들을 보면서 작업한 『친구야 멍멍!』처럼 소재는 늘 주변에 있어요. 그리고 제 어린 시절도 소재가 되는데 그렇게 쓴 책이 『권민 장민 표민』 『행복 빌라의 작은 이웃』이에요. 주제를 잡으면 주인공이 어려움을 극복하고 성장하는 과정으로 풀어낼지 혹은 판타지 같은 요소를 넣어 좀 더 색다르게 작업할지 등 장르를 고민해야 해요. 그리고 글을 써야죠. 한 편의 동화가 완성되면 제가 출판사에 직접 투고할 때도 있고, 반대로 출판사에서 저에게 써놓은 책이 있냐고 문의하는 경우도 있어요. 출판사와 의논 끝에 책을 만들기로 결정하면 추가 작업을 거쳐 책 한 권이 세상에 나오게 된답니다.

보경 기자를 거쳐 작가로 활동하면서 어렵거나 힘들었던 순간이 있다면요.

기자는 어렸을 때부터 꿈꾼 직업이었고 동화작가도 글 쓰는 걸 좋아해서 직접 찾은 직업이기 때문에 제게 큰 기쁨을 주는 일이에요. 하지만 고충이 없을 순 없어요. 기자로 활동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소중한 사람들을 잃었을 때도 일을 해야 한다는 거였죠. 기자라는 직업은 마음을 주고 온기를 나누었던 이들의 장례식에서도 온전히 슬퍼할 수 없고, 장례식장에서도 취재해야 했거든요. 당시 '이 일이 정말 어렵구나!'라고 생각했어요. 취재 기자를 그만둔 여러 계기 중 하나였죠. 작가로 일하면서 어렵다고 느낄 때는 내 욕심과 능력의 차이를 경험할 때인데요. 더 좋은 글을 쓰고 싶고, 잘 쓰고 싶은데 그렇지 않다고 느낄 때면 힘들죠.

서윤 앞으로 어떤 책을 쓸지 계획이 있으신가요.

지금 쓰고 있는 책이 있는데 판타지 동화예요. 이 책은 올해 안에 나올 것 같고요. 또 1980년대 제가 초등학교 시절을 보냈던 동네인 서울 은평구 불광동 어린이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책을 준비하고 있어요. 소심한 아이들이 신기한 힘을 얻게 된 후 변화하는 과정을 그린 책도 작업 중이고요. 이 책들이 얼른 완성돼 어린이 독자들을 빨리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보경 마지막으로 소년중앙을 보는 어린이‧청소년을 위한 책 추천 부탁드려요.

저는 『해리포터』와 같은 판타지 장르를 좋아해요. 하지만 '소년중앙' 친구들은 소설‧문학‧비소설‧만화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많은 책을 읽었으면 좋겠어요. 모든 책은 삶을 풍요롭게 하는 긍정적인 에너지를 가지고 있거든요. 이왕이면 제가 쓴 책도 많이 읽어주시고요. 하하. 책 추천도 중요하지만, 청소년 독자들을 위해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어요. 미래의 나와 현재의 나를 모두 사랑하라고 말하고 싶어요. 미래의 나를 위해 현재의 나와 내 주변을 너무 아프게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도 꼭 전해주고 싶고요. 매 순간 마음을 다하는 청소년이 되길 바랍니다.

동행취재=김보경(서울 둔촌초 6)·이서윤(서울사대부초 5)학생기자

학생기자단 취재 후기

『미래 직업을 알려드립니다』에 나오는 친구들은 많은 학원에 다니는데 제 주변에도 그런 친구들이 정말 많아 책을 읽는 동안 여러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너무 재미있게 읽어서 제 인생 책인 된 『미래 직업을 알려드립니다』를 여러 친구에게도 읽어보라고 추천했어요. 문미영 작가님과 인터뷰 중 '미래를 위해 현재의 즐거움을 포기하지 말라'는 말씀이 기억에 남아요. 제 주변에도 이 책에 나오는 아이들처럼 미래의 나를 위해 살아가는 친구가 많거든요. 좋은 말씀 덕분에 문미영 작가님과 가진 인터뷰 시간이 오랫동안 추억될 것 같아요. 소중 친구들도 『미래 직업을 알려드립니다』를 한 번 읽어보고 내 꿈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김보경(서울 둔촌초 6) 학생기자

내가 읽은 책을 쓴 작가님을 직접 인터뷰할 수 있다니, 너무 설레고 신기했어요. 첫 취재라 조금 긴장했지만, 작가님이 편하게 대해주시고 말씀도 조리 있게 하셔서 어느 순간 스르르 긴장이 풀렸던 거 같아요. 제가 준비한 질문을 통해 작가님의 일상을 어렴풋이 알 수 있었어요. 특히 작가가 돼 가장 뿌듯했던 순간이 저처럼 작가님이 쓴 책의 독자를 만났을 때라고 말씀해주신 게 기억에 남아요. 저한테 인상 깊은 책을 고르라면 문미영 작가님이 쓴 여러 책을 대답할 거예요. 제 꿈은 패션디자이너인데, 이번 문미영 작가님 인터뷰를 하면서 작가를 꿈꾸는 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첫 취재를 마치면서 앞으로도 책을 좋아하고 많은 책을 읽도록 노력하는 학생이 되겠다고 스스로 다짐했습니다.

이서윤(서울사대부초 5) 학생기자

글=이보라 기자 lee.bora3@joins.com, 사진=박종범(오픈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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