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고령과 건강 이상 징후를 지적하는 여론에 정면으로 반발하면서도, 실제 생활습관과 의료 조언 수용 방식에서는 '마이웨이'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인터뷰와 백악관·의료진 설명을 종합해, 79세인 트럼프 대통령이 공개·비공개 일정에서 피로감과 청력 저하, 다리 부종 등 노화 징후를 보이고 있으나, 본인은 "완벽한 건강"을 거듭 강조하며 각종 권고를 상당 부분 외면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심혈관·복부 CT 촬영을 받은 뒤 쏟아진 건강 우려에 대해 "지금 생각하면 그 검사를 받은 게 안타깝다"며 "검사만 안 했어도 '뭐가 잘못된 게 있나'라는 말은 안 나왔을 것"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아무 문제도 없다"며, 정밀 영상 검사 선택 자체가 오히려 공격의 빌미를 줬다고 주장했다.
1946년 6월생인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6월 만 80세가 된다. 그가 2024년 11월 재선에 성공했을 때 역대 최고령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었다.

◆ 권고보다 4배 많은 아스피린…"25년째라 바꾸기 싫어"
WSJ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하루 81mg 저용량이 일반적인 의학 권고와 달리, 325mg짜리 고용량 아스피린을 매일 복용하며 쉽게 멍이 드는 부작용을 겪고 있다. 의료진이 용량을 줄이라고 조언했지만, 그는 "25년 동안 이걸 먹어 왔다. 좀 미신적이라 바꾸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혈액이 진하게 심장으로 흐르는 건 원치 않는다. 나는 얇은 피가 심장으로 흐르길 바란다"는 식으로 스스로를 설득한다는 것이다.
콜레스테롤 관리를 위해 로수바스타틴과 에제티미브를 복용하고, 피부 질환에는 스테로이드 연고를 쓰고 있지만, 식습관과 운동량은 '전형적인 트럼프 스타일'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평가다. 패스트푸드와 튀김류에 의존하는 식단과 골프 외 별다른 운동을 하지 않는 점이 그대로라는 것. 그는 "러닝머신 같은 운동은 지루하다"며 "나한테 맞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 CT인데 "MRI 했다"던 트럼프…검진도 '정치 이슈'로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자신이 월터리드 군병원에서 MRI를 받았다고 여러 차례 언급해 왔지만, WSJ가 구체적인 검사 내용을 묻자 뒤늦게 "MRI가 아니라 스캔(CT)이었다"고 정정했다. 주치의인 숀 바르바벨라 해군 대령도 성명에서 CT 촬영 사실을 확인하면서 "심혈관 이상 소견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백악관은 그간 해당 검사를 '첨단 영상(advanced imaging)' 정도로만 표현해 왔으며, 왜 대통령이 MRI로 잘못 말한 뒤 바로잡지 않았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해명을 내놓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건강 얘기는 스무 번, 스물다섯 번쯤 한 것 같다"며 언론의 관심 자체에 짜증을 드러내면서도, "내 건강은 완벽하다"고 거듭 말했다.
◆ 다리 부종·멍·수면 부족…"그래도 나는 괜찮다"
WSJ가 입수한 의료 메모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7월 다리 부종으로 월터리드를 찾았고 정맥 초음파에서 '만성 정맥부전' 진단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세혈관의 판막 기능이 떨어져 혈액이 다리에서 심장 쪽으로 잘 올라가지 못하는, 고령층에서 흔한 질환이다. 의료진은 압박 양말 착용과 자주 일어나 걷는 생활습관 개선을 권고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양말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곧 포기했다고 전했다.
피부가 얇아져 사소한 접촉에도 손등이 쉽게 찢어지는 탓에, 그는 멜라니아 여사나 측근들의 반지에 손이 부딪혀 피가 나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WSJ는 공화당 전 법무장관 팸 본디가 전당대회장에서 하이파이브를 하다 트럼프 대통령 손에 상처를 낸 일이 있었다며, 대통령이 손에 화장품을 덧발라 멍과 상처를 가린다고 측근들이 전했다고 보도했다.
수면도 취약점으로 꼽힌다. 트럼프 대통령은 예전부터 '짧은 수면'을 자랑해 왔지만, 실제로는 새벽 2~3시에도 참모와 지지자들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고, 폭스뉴스 출연 영상을 되짚어 보며 연락하는 일이 잦은 것으로 알려졌다. 장거리 순방 전용기 안에서도 보좌진이 돌아가며 깨어 있어야 하고, 본인은 졸린 참모들을 종종 놀린다고 WSJ는 전했다.
최근에는 백악관 회의나 행사에서 눈을 감고 있는 장면이 카메라에 포착되며 '졸고 있다'는 논란도 뒤따랐다. 트럼프 대통령은 "눈을 잠깐 감고 있을 뿐"이라며 "카메라가 깜빡이는 순간을 잡아 부풀리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참모들은 "눈을 꼭 뜨고 있으라"고 당부하며, 각료들에게 발표를 짧게 줄이도록 권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 청력 논란엔 "못 듣겠네" 비꼬기…주치의 "정상"
청력 저하 지적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사람이 많으면 누구나 잘 못 듣는다"며 부인했다. WSJ는 백악관 행사나 기업인·외국 정상과의 만찬에서 기자 질문이 잘 들리지 않아 아내에게 질문을 다시 물어보거나, 손짓으로 "더 크게 말하라"고 요구한 장면들이 있었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주치의 바르바벨라는 성명에서 "대통령의 청력은 정상이며 보청기 등은 필요하지 않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인터뷰에서 "가끔 일부러 '못 들린다'고 비꼬기도 한다"며, 건강 논란 자체를 불편해하는 모습을 보였다.
kwonjiu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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