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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년일보 】 알뜰폰업계가 저가 미끼상품으로 고객 수 늘리기에 나서면서 시장의 경쟁 과열은 물론 혼탁해지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9일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에 따르면 늦어도 다음달 초에는 월 1만원대의 알뜰폰 5G요금제(20GB)가 출시될 전망이다.
알뜰폰 업체는 이동통신사로부터 음성·문자·데이터 등 이동통신망을 임차해 통신 이용자에게 자체 브랜드로 통신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들 업체들은 이동통신사(이하 이통사)로부터 저렴한 가격에 데이터원가(도매대가)를 대량으로 구매해 소비자에게 재판매하는 방식으로 영업활동을 한다. 이들은 가입자 유치에 필요한 영업비용(마케팅·판매·유통비)을 고려한 요금제를 재설계함으로써 수익을 추구한다.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의 ‘알뜰폰 경쟁력 강화방안’에 따라 알뜰폰 업체는 현재 메가바이트(MB) 당 1.29원에서 0.82원으로 36% 가량 인하된 가격으로 종량제 데이터를 구입할 수 있게 됐다.
이에 20GB 제공 시 1만6천400원의 요금제도 탄생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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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아가 알뜰폰 업체는 가입자의 번호이동을 위한 미끼상품으로 초저가 요금제의 상품을 내놓고 있다.
아이즈비전에서 운영하는 아이즈모바일의 ‘아이즈우정’ 요금제 상품은 12개월간 월 기본요금 100원에 5G 통신을 이용할 수 있으며 데이터량 5GB, 음성량 300분, 문자량 100건 등을 제공한다.
현재 월 9천900원 요금제(슈가텔레콤)를 사용하고 있는 한 알뜰폰 고객은 “요율 기준에 맞게 사용하면 월 사용 통신료가 9천900원으로 이동통신사 요금보다 10분의 1 가량 저렴한 편”이라며 “할인 혜택이 제공되는 월만큼 사용하고 다른 통신사로 요금제를 변경해도 위약금은 따로 없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데이터 10GB, 음성통화 180분, 문자 150건을 제공받고 있는데 새로 출시될 20GB 5G 요금제의 월 기본요금이 1만원대 초중반이면 번호이동할 의향이 있다”며 “현재 이통사 요금대가 너무 비싼 것도 있고 휴대폰 판매점에서 사면 속을 수도 있다는 인식이 있어 차라리 마음 편한 알뜰폰으로 구매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2010년부터 18만명의 알뜰폰 가입자를 유치했왔던 세종텔레콤은 250억원의 적자가 발생해 재무구조 개선 차원에서 알뜰폰 사업을 헐값 매각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세종텔레콤은 자회사 온세텔레콤을 통해 알뜰폰 브랜드 ‘스노우맨’을 운영해왔다.
알뜰폰 업계 한 관계자는 “알뜰폰은 5번이든 10번이든 번호이동이 많아 가입자 유치를 위해서는 마케팅비 등 돈을 써야 한다”며 “시중에 출시된 알뜰폰 저가 요금제는 주력 상품이 아닌 가입 유도와 홍보형 요금제로서 이익을 추구하는 서비스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알뜰폰 업계는 가입자를 많이 유치하는 것에만 관심을 가질 게 아니라, 자체 설비보유를 확대하는 등 건전한 알뜰폰 생태계 구축에 노략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과기정통부가 지난 14일 발표한 ‘2024년 12월말 기준 유·무선 통신서비스 가입 현황 및 무선데이터 트래픽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알뜰폰 가입회선은 949만2천407개로 전월보다 오히려 0.3%(952만5천558개→949만2천407개) 감소했다.
【 청년일보=선호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