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까지 해약환급금 39조3252억
"불황형 경기 탓…급전 수요 증가"
보험 가입자들이 계약을 중도에 깨고 돌려받은 돈이 올해 들어서만 40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금리·고물가 등 경기 침체가 이어지자 보험을 끊고 현금 확보에 나선 이들이 많아잔 모습이다.
19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국내 생명보험사 22곳이 올해 들어 3분기까지 고객들에게 지급한 해약환급금은 39조3252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6.0%가량 줄었지만, 3년 전보다는 99.3% 급증한 규모다.
해약환급금은 보험 소비자가 보유한 보험 계약을 해약하면 돌려받는 돈이다. 통상 대출이 막히거나 현금 여력이 없는 소비자의 경우 급전 확보 차원에서 손해를 보더라도 보험 해약을 단행한다.
주요 생보사별로 보면 우선 삼성생명의 해약환급금이 9조6866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한화생명은 4조8866억원을, 교보생명은 4조3035억원으로 집계됐다.
그 외 ▲미래에셋생명(3조98억원) ▲신한라이프생명(2조8118억원) ▲NH농협생명(2조4660억원) ▲KB라이프생명(1조7131억원) ▲흥국생명(1조4686억원) ▲동양생명(1조3256억원) ▲메트라이프생명(1조2324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이대로라면 보험업계의 연간 해약환급금은 3년 연속으로 40조원을 넘길 게 확실시된다.
이 같은 배경에는 살림살이가 빠듯해진 소비자들이 현실이 자리하고 있다. 갖고 있는 보험을 해지하면서까지 현금 확보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경기가 침체되면 보험은 후순위로 밀려난다"라며 "더군다나 최근 들어 대출 규제가 심해지다보니 현금 여력이 없는 서민의 경우 갖고 있는 보험을 해약함으로써 급전을 확보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금융권 관계자는 "해약환급금이 증가한다는 것은 불황형 경기가 지속되고 있다는 것을 뜻하는 방증"이라며 "올해도 전년과 같은 수준의 해약환급금 규모가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