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완 기근에 임정호까지 FA··· NC는 호주에서 답을 찾을 수 있을까

2024-10-17

NC가 신영우(20), 서의태(27), 박지한(24), 원종해(19) 등 투수 4명을 호주 리그 퍼스 히트에 파견한다. 다음 달 4일 출국해 3개월가량 호주 타자들을 상대로 실전을 치른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기간이지만 아무나 보내지는 않는다. 성장 가능성을 따졌고, 현시점 팀의 고민과 그 답을 찾기 위한 방향성까지 담았다.

2023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자인 신영우는 팀 내 최고 유망주다. 서의태와 박지한은 좌완이고, 원종해는 긴 이닝을 던질 수 있는 사이드암 투수다. 넷 모두 이른바 ‘희소 자원’들이다.

서의태가 특히 이채롭다. 2016 드래프트 지명자로 어느새 프로 9년 차에 20대 후반이 됐다. 유망주라고 하기에는 나이가 적지 않다. 그럼에도 NC는 아직 서의태의 성장판이 닫히지 않았다고 판단한다. 키 1m 95 거구로 워낙 체격조건이 좋다. 지난해 겨울에도 일본 드라이브라인 캠프에 보내는 등 공을 들였다. 좌완 기근 속 내년 시즌 불펜에서 역할을 해줘야 할 자원이다. 2019 드래프트 지명을 받은 박지한도 최고 148㎞까지 던질 수 있는 좌완이다.

올 시즌 9위로 부진했던 NC는 좌완 불펜이 모자라 고생을 많이 했다. 지난 시즌만 해도 김영규를 비롯해 임정호에 하준영까지 양적·질적으로 아쉬운 것이 없었지만 1년 만에 사정이 많이 달라졌다. 하준영이 사회복무요원으로 입대했고, 김영규는 부상으로 많은 이닝을 소화하지 못했다.

내년은 상황이 더 심각할 수 있다. 하준영은 9월에나 군 복무가 끝난다. 김영규는 차기 감독의 의중에 따라 선발로 쓰일 수 있다. 애초에 올해도 선발을 목표로 준비했지만, 봄 전지훈련 기간 부상으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 여기에 임정호가 FA다. 원년 멤버에 쓰임새가 확실하고, 팀내 두루 평판 좋은 선수라 가능한 한 잔류시킨다는 구단 입장이지만, 여러 변수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서의태에 박지한까지 좌완 2명을 호주에 보내는 것도 이런 사정을 감안해서다. NC 관계자는 “올해 임정호 선수가 고군분투를 했다. 서의태와 박지한 두 명이 올해보다는 한 단계 더 성장을 해줘야 한다. 그런 차원에서 호주 파견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2024 드래프트 때 현장 참석자 중 가장 마지막으로 이름이 불려 화제가 됐던 원종해는 최근 KBO리그에서도 흔치 않은 사이드암 투수다. 퓨처스리그에서는 선발로 주로 뛰었다. 기대대로 성장만 해준다면 1군에서도 롱릴프부터 선발까지 다양한 쓰임새를 기대할 수 있다. 그리고 신영우다. 직구 구위만 놓고 보면 리그 최상위를 다툰다. 투수로서 경험 부족과 불안한 제구 등 위험요소를 모두 감수하고, 오로지 성장 가능성 하나만 보고 뽑았다.

서의태 등 4명을 가장 오랜 기간, 가장 가까이서 봐왔던 이용훈 투수코치는 통화에서 “힘이 좋고 적극적으로 스윙을 가져가는 호주 타자들을 상대로 국내에서와는 또 다른 방식으로 타자를 상대하는 방법을 찾을 수 있다. 그 속에서 경험을 쌓고 성장해나간다면 1군에서도 활약할 수 있는 선수들”이라고 말했다. 2명의 좌완에 대해서는 “서의태는 땅볼을 많이 만들 수 있는 선수다. 나이에 비해 경험은 적지만, 잘 성장한다면 홈런이 많이 나오는 창원NC파크에 잘 어울리는 투수가 될 수 있는 투수다. 박지한은 타점이 높고, 익스텐션이 좋다. 좌완 기준으로 구속도 빠르다”고 평가했다.

성장을 위한 무대는 마련이 됐다. 나머지는 결국 선수 본인의 몫이다. 이번 시즌, 프로 입단 9년 만에 첫 승을 거둔 서의태는 “기대도 크고 걱정도 된다. 장거리 이동이 많다더라. 작년에 호주 갔다 온 (한)재승이가 ‘형은 나보다 덩치가 더 큰데, 비행기 좌석이 좁아서 힘들 거다’라고 걱정하더라”고 웃었다. 그러면서 그는 “이제 적은 나이가 아니고, 언제까지 내 야구를 할 수 있을지 알 수 없다. 호주에서 더 성장해서 내년은 꼭 1군 불펜에서 내 역할을 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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