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 밸류업 도입... DB·현대해상 앞으로의 계획은?
DB 손해보험, 추격할 여력 있다... 현대해상은 '어려울 듯'
밸류업, 주가 상승 돕나...DB에게도 '동앗줄' 될 수도
[녹색경제신문 = 유자인 기자] 삼성화재가 상장 보험사 최초로 밸류업 계획을 발표하면서 업계 전반으로 이와 같은 행보가 확산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특히 손해보험사 2·3위를 다투는 DB손해보험과 현대해상의 움직임을 놓고 업계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다만 밸류업 여력이 있는 DB 손해보험과 달리 현대해상의 경우 밸류업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10월부터 논의된 소위 ‘K-밸류업’은 기업의 가치를 제고하려는 노력이다. 한국 주식시장에서 주식의 가치평가 수준이 외국 상장기업에 비해 낮게 형성된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기 위한 일환으로 강조됐다. 특히 전통적으로 한국 기업들이 취약하다 평가받는 기업지배구조와 부족한 주주환원에 방점을 뒀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자본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기 위한 밸류업 관련 법안 처리에 의욕을 보이고 있다. 정계 역시 밸류업에 긍정적인 모습을 보이며 삼성화재의 이런 행보가 업계 2, 3위를 다투는 DB손해보험과 현대해상에게 변화의 ‘신호탄’이 될 지 기대가 크다.
삼성화재의 밸류업 계획에... DB와 현대의 엇갈린 미래
삼성화재는 지난달 31일 공시를 통해 중장기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개했다. 현재 265%인 지급여력비율(K-ICS, 킥스)은 220% 이상 유지하면서, 중장기 자기자본이익률(ROE) 목표를 11~13%로 설정했다. 또 주주환원율을 2028년까지 50% 수준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벌어들인 수익을 적극적으로 주주들에게 환원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어 소극적이었던 자가주 소각정책에서 벗어나 현재 15.9% 수준의 자사주를 4년간 균등 소각해 2028년까지 5% 이하로 축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DB손해보험의 킥스 비율은 작년 3분기 228.78%였고, 4분기 역시 무난하게 200%를 넘을 것으로 보인다. 자사주도 현재 삼성화재와 큰 차이가 나지 않는 15.19%며 실적 확대와 함께 작년 10월 중장기 총주주환원율을 35% 이상으로 유지하겠다고 발표하는 등 자신감을 보여왔다.
반면 현대해상같은 경우 현재 위기에 처해있어 밸류업 공시를 하기에는 여력이 부족할 것이라는 평가다. 작년 3분기 현대해상의 킥스 비율은 170.1%에 그쳐 삼성화재나 DB손해보험과 큰 차이를 보인다. 자사주는 12.29%라 그나마 낮은 편이지만 현대해상의 실적 불확실성 문제가 있다.
실적 불확실성은 현대해상의 높은 예실차와 관계가 있다. 예실차는 보험사가 예상한 비용과 실제 발생한 비용의 차이를 의미한다. 실제 비용이 예상치보다 적으면 그 차이만큼 이익으로 잡히고, 반대의 경우에는 손실이 된다.
현대해상의 예실차는 작년 1분기와 3분기에서 손실을 기록했다. 작년 1분기는 470억원, 3분기엔 985억원의 예실차 손실이 발생했다. 계절적 요인인 독감 유행, 폭설로 인한 자동차보험 손해율 상승 등으로 4분기에도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이에 현대해상이 밸류업 공시를 하기보다는 손실을 줄이고 수익성을 강화해 회복에 초점을 두리라는게 업계의 전망이다.
삼성화재 ‘밸류업’으로 주가 상승... DB에게도 ‘동앗줄’ 될지도
지난 1년간의 주가 추이를 보면 세 손해보험사의 차이가 뚜렷하게 드러난다. 삼성화재는 지난해 2월 7일 29만7750원에서 시작해 12월 4일 40만5100원으로 최고점을 찍은 후 올해 1월 24일 34만1750원으로 잠시 하락했다 2월 5일 37만1625원으로 다시 상승해 꾸준히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삼성화재가 발표한 밸류업 정책에서는 주주환원을 강조돼 투자자들의 이목을 끄는 모습이 포착됐다.
DB손해보험은 지난해 2월 7일 9만8400원로 시작해 8월 28일 11만9180원으로 최고점을 찍은 후 꾸준히 하락해 올해 1월 24일 9만1700원으로 최저점을 찍은 후 2월 5일 9만8700원으로 다시 상승중이다. 이에 주주환원을 강조하고 기업지배구조를 개선시키는 밸류업 공시가 DB손보의 주가에게도 ‘날개’를 달아줄 수 있다는 평가다.
현대해상은 지난해 2월 7일 3만4975원에서 시작해 8월 28일 3만5580원으로 최고점을 찍은 후 꾸준히 하락중이다. 올해 1월 24일 2만4200원으로 최저점을 찍은 후 2월 5일 2만4438원으로 조금 올랐다. 다만 큰 변동이 아니기에 앞으로의 추세는 아직 불확실하다.
한국거래소의 한 고위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밸류업 공시를 하면 기업들은 향후 중장기 발전전략, 주주환원 계획 공시를 한다. 시장이나 투자자는 이런 기업의 발전 전략이나 노력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긍정적 평가를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유자인 기자 po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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