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칡덩굴과 웨어러블 로봇이 등장했다.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와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등에 비해 비교적 조용하다는 평을 받는 농해수위에서 소속 의원들이 각종 시선을 끌기 위해 이색 소품을 준비한 것이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농해수위의 산림청 국정감사에서 문대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질의를 시작하며 칡덩굴을 꺼냈다. 질의를 하며 칡덩굴을 잡고 있을 수 없어 옆자리 문금주 민주당 의원이 문대림 의원 질의 내내 장갑을 끼고 칡덩굴을 들어보이며 보조했다.
문대림 의원은 "“2017년 2만 1000ha였던 칡덩굴 면적이 2023년에는 5만 3000ha까지 늘어나 여의도 면적의 184배에 달한다”며 칡덩굴과 왕도깨비가지 등 덩굴류·외래 침입식물 확산 문제를 지적했다. 칡이 자생식물라는 이유로 생태계교란식물로 지정되지 못하는 데 대해선 “환삼덩굴은 같은 자생종임에도 생태계교란식물로 지정됐다”며 산림청에 일관적이고 명확한 지정 기준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에 김인호 산림청장이 “생태계 교란식물 지정은 산림청이 아니고 기후에너지환경부 소관”이라고 말하자 문대림 의원은 “산림이 망가지고 있는데 산림청과 환경부가 대책회의 한 거라도 있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산림청은 더 이상 손을 놓고 있을 게 아니라 적극적이고 책임 있는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문금주 의원이 이날 웨어러블 산불 소방 장비에 대한 문제를 지적하는 과정에서는 장비를 직접 입은 보좌진이 등장했다. 문금주 의원은 “낭비되는 예산보다는 안전성을 높이는 R&D(연구개발)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에 김 청장은 “산불 진화에 효과적 장비가 되도록 R&D에 신경쓰겠다”고 답했다.
이러한 정책질의에 앞서 농해수위 국감 시작과 동시에 김현지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의 출석을 놓고 여야 간 공방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만희 국민의힘 의원은 "김인호 산림청장에 대한 인사와 관련 적정성을 질문하기 위해 김현지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의 출석을 요청했는데 아직도 아무런 답변이 없다"고 포문을 열었다.
강명구 국민의힘 의원은 김 청장에게 “최근 김 실장과 만나거나 통화한 적이 언제냐”고 물었고 김 청장은 “대선 끝나고 축하 전화를 하며 아마 통화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했다. 강 의원은 “김 청장의 셀프추천도 이해가 안되고 김 실장이 자기 직군에 맞지 않는 직권남용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의 김 실장 관련 지적이 계속 이어지자 민주당 의원들이 항의하며 여야 고성으로 번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