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반전 접어드는 국감… 정쟁 난무
與 ‘曺 대선개입 의혹’에 화력 집중
野 ‘金 대장동 연루설’ 등 압박 나서
한치 양보 없이 강공… 국민 피로감
이재명정부 첫 국정감사가 중반전에 접어드는 가운데 정치권은 막말·추태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여야는 이번 주 국감에서도 여전히 조희대 대법원장과 김현지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을 놓고 극한 대치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19일 국회에 따르면 법제사법위원회, 정무위원회, 기획재정위원회 등 13개 상임위가 20일 2주차 국감 일정을 재개한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최대 격전지인 법사위를 중심으로 이른바 ‘대선 개입 의혹’과 관련해 조 대법원장을 비롯한 사법부 공격에 집중할 계획이다. 국민의힘은 산림청장 인사 개입, 대장동·백현동 개발 등 김 실장을 둘러싼 각종 의혹을 고리로 운영위, 행정안전위, 국토교통위,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 등 총 6개 상임위에서 국감 증인 출석을 압박하고 있다.
여야는 이날도 ‘정쟁 국감’의 책임을 상대 당에 떠넘기며 공방을 이어갔다. 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는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김 실장의 출석 요구에 대해 “(국민의힘이) 국감을 정쟁으로 삼아서 파행시키고 자기네들의 내란 정당 이미지를 탈출하기 위해서 (김 실장 출석 문제를) 악용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김 실장이 아직 총무비서관이었을 때부터 민주당은 국감에 출석시키지 않으려 했다”며 “민주당이 김 실장을 증인으로 채택했으면 이렇게 커질 문제가 아니었다는 것을 명심하길 바란다”고 반박했다.
여야 모두 한 치의 양보 없는 강공 전략을 고수하면서 이번 주에도 정책 검증이라는 국감 본연의 취지는 실종된 채 막말과 욕설로 점철된 국감이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3일부터 17일까지 닷새간 17개 상임위에서 총 18차례 감사 중단 등 파행을 겪었다. 법사위는 전체 상임위 중 가장 많은 6번의 파행 사태가 벌어졌다. 국감 첫날인 지난 13일 조 대법원장의 이석을 놓고 여야 간 고성이 난무하다 국감이 중단된 데 이어 무소속 최혁진 의원이 조 대법원장을 도요토미 히데요시에 빗댄 ‘조요토미 희대요시’ 합성사진을 꺼내들어 물의를 빚었다. 여야 의원 간 욕설 문자메시지 공개와 막말 설전을 벌인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는 총 5차례 국감이 중단됐다. 일부 피감기관 관계자들은 정작 준비해온 정책 질의도 받지 못한 채 회의장 밖에서 대기하다가 돌아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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